KPI뉴스 - '이차돌·버거킹 횡포 방지법', 프랜차이즈 갈등 없앨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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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돌·버거킹 횡포 방지법', 프랜차이즈 갈등 없앨 수 있나?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4-10 13:53:53
가맹점주, '필수품목' 줄여야 경영 개선 효과
"필수품목 줄이면 주재료·소스에 전가될 수도"
美처럼 로열티 기반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해야
소고기 프랜차이즈 이차돌 가맹본부가 과다하게 지정한 필수품목을 가맹점주들에게 강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물티슈, 냅킨을 비롯해 캐릭터가 들어간 머리끈, 손거울, 가방 고리 등 홍보 물품까지 필수품목으로 규정해 강매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차돌을 상대로 불공정거래행위에 관련해 직권 조사에 나섰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역시 화학 세제와 휴지통, 토마토 등을 강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품목은 필수가 아닌 권장 품목인데도 본사가 공급하는 물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사용하면 위생점검 때 본사 인증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점을 해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필수품목'에 대한 모호한 규정에서 갈등 발생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본사가 가맹점에 구입을 강제할 수 있는 품목, '필수품목'의 기준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가맹사업법에서는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고 동일성 유지에 필요한 경우 '필수품목'을 지정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애매한 표현이 맹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필수품목과 관련해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에 대해 내린 제재는 참고가 되고 있다. 당시 공정위는 샌드위치 맛과 품질 유지와는 관계없는 세척제를 특정 회사 제품만 구입하게 한 데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써브웨이는 엄격한 위생관리를 위해 전 세계 가맹점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써브웨이가 지정한 세척제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싼 세척제를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본 것이다.

▲ 이차돌(왼쪽), 버거킹 매장. [다름플러스·뉴시스]

국회, '필수품목' 없애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발의

이처럼 프랜차이즈 영업에서 필수품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국회가 나섰다. 필수품목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는 법안이 발의된 것이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용역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필수품목'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양 의원은 이 개정안을 '이차돌·버거킹 횡포 방지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贊 "가맹점 경영 개선 효과"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개정안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2022년에 실시한 공정위의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당시 가맹본부 200개와 가맹점 1만2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맹점의 56.7%가 필요 없는 본사 물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또 이렇게 답한 가맹점의 78.5%는 필수품목을 줄이고 가맹점주가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필수품목을 없애면 불필요한 물품구매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이에 따라 가맹점의 경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反 "본사, 다른 방식으로 이익 챙길 것"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필수품목을 없애도 결과는 마찬가지이고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필수품목이라는 이름으로 수익을 챙겨왔는데 만약 필수품목이 없어지면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벌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맹점이 반드시 본사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주식재료나 소스 등의 가격을 올린다면 결과는 마찬가지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본사는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 인상에 대한 유혹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본사가 시중 가격보다 최대 60% 이상 비싼 튀김유를 가맹점주에 강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는 필수품이라는 이름 아래 시중에서 파는 튀김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기름을 가맹점주에게 비싼 값에 팔아 덤터기를 씌운 사례다.

로열티 위주의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해야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미국도 산업 발달 초기에는 본사의 원부자재 강매와 폭리 횡포가 극심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계기로 사업구조가 바뀌게 됐다. 일부 혁신적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변동성이 큰 원부자재 조달은 가맹점에 맡기고 본사는 마케팅 등 매출증대에 주력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눈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가맹점주는 비용 절감에, 본사는 매출 확대에 집중함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리는 경쟁력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사의 주 수입원도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로열티 구조로 변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기업형 프랜차이즈가 도입된 것은 1979년 롯데리아가 처음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퇴직자 중심으로 소규모 창업이 활성화하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40년이라면 짧지 않은 세월이다. 우리도 미국처럼 로열티 기반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자리 잡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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