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둘로 갈린 4·3 추념식…尹 "명예회복 최선" vs 野, 尹 불참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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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린 4·3 추념식…尹 "명예회복 최선" vs 野, 尹 불참 비난

박지은
기사승인 : 2023-04-03 14:45:54
尹 "정부, 4·3 희생자 명예회복 위해 최선다할 것"
尹 대신 韓총리 추념사 대독…與 지도부도 안가
이재명 "與 극우행태, 4·3 정신 모독"…민주 집결
"지지율에 도움 안돼 불참"…"야구공 던질때 아냐"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놓고서도 정치권은 둘로 갈려 분열상을 연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희생자를 기렸으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불참을 문제삼아 대여 공세에 열올렸다.

윤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제주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가 대독한 추념사를 통해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앞줄 가운데)가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위령제단으로 가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길은 자유와 인권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곳 제주가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 큰 번영을 이루는 것"이라며 "그 책임이 저와 정부, 우리 국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에 참석했으나 올해는 건너뛰었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에 대해 적절한지 고민이 있다"며 "올해는 총리가 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가슴에는 동백꽃 배지를 달았다. 동백꽃은 4·3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4·3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도부는 묵념으로 4·3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제주 4·3 사건 진행 과정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은 제주도가 겪은 슬픔을 기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통합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당 지도부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후보 도시 부산을 평가하러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맞이하기 위해 불참했다. 지도부 대신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비슷한 시간에 열린 추념식에 참석했다.

지난 2월 '4·3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태영호 최고위원은 희생자를 추모하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태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관계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제주에 집결해 윤 대통령에게 당선인 시절 4·3 희생자 명예회복을 약속한 것은 진정성 없는 행태였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앞줄 왼쪽),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뉴시스]

이재명 대표는 제주 4·3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의 퇴행적 행동 때문에 극우 세력까지 활개를 친다"며 "정부 여당의 극우적인 행태가 4·3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아직 하지 않는다"며 "4·3은 공산 세력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폄훼한 인사는 아직도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인 오늘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주요 지도부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총선을 두고 표를 의식해 (추념식에) 얼굴을 비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에 들렀던 것도 걸고 넘어졌다.

박범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니 4·3 추념식에는 가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의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한 것을 들어 "(윤 대통령은) 야구장 가서 공 던질 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국익을 위해 어떤 결단을 할 건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은 추념식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따로 위령제단에 참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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