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분양가 다툼'에 시기 놓친 둔촌주공…"30평대 미분양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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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다툼'에 시기 놓친 둔촌주공…"30평대 미분양 위험 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12-06 16:23:59
"분양가 3829만원 '투자매력' 낮아…84㎡ E타입 '주방뷰'"
"2년전 HUG 분양가 수용이 최선이었다…욕심이 화 불러"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1만2032가구)으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 출발이 초라하다. 

지난 5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 일부 전형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다자녀 가구 대상 전용 49㎡ 62가구 신청자 수는 45명에 그쳤다. 신혼부부 대상 전용 39㎡ 301가구에는 90명, 같은 면적 노부모 부양 34가구에는 5명만 신청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세인데, 분양가는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많아 매수 대기자들이 꺼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둔촌주공 일반분양 분양가는 3.3㎡당 3829만 원으로, 옵션 등을 더할 경우 4000만 원이 넘는다. 30평대 일반분양 청약자는 13억~14억 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지가 더 좋은 잠실 트리지움이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비슷한 평형 실거래가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분양주택 투자자들이 흔히 기대하는 '로또 대박'과 거리가 멀어 잘 나서지 않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6일 진행되는 1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30평대(전용 84㎡) 가구 미분양 위험에 주목한다. 

전용 84㎡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흔히 '국민평형'으로도 불린다. 둔촌주공도 전용 84㎡가 4370가구(일반분양 1237가구)로 제일 많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고층은 거의 다 조합원 소유다. 일반분양으로 나온 가구는 5층 이하 저층이 대부분이다. 전용 84㎡ 일반분양 물량 중 절반 가량(563세대)인 E타입은 더 문제시된다. 

E타입은 주방 창문을 통해 옆집이 훤히 들여다보여 "사생활 침해", "한강뷰가 아닌 주방뷰" 등의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E타입을 꺼려해 일반분양으로 가장 많이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용 84㎡ E타입에서 미분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미분양까지는 안 가더라도 전용 84㎡ E타입 경쟁률이 제일 낮을 것"이라며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지난 1일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 때 높은 관심을 모았던 둔촌주공이 어쩌다 미분양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모두 2년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과 분양가를 놓고 다투다가 분양일정이 연기된 게 가장 큰 실수였다고 지적한다. 

김인만 소장은 "HUG 분양가를 받고 2020년에 일반분양하는 게 베스트였다"고 강조했다. 김제경 소장도 "2년 전 HUG 분양가를 수용하는 게 더 나았다"고 말했다. 

HUG가 2020년 6월 3.3㎡당 3000만 원에 못 미치는 분양가를 제시하자 3500만 원 가량을 기대하던 조합원들은 격분했다. 조합원들은 "HUG 분양가를 수용해 빨리 분양하자"고 주장하는 조합장을 끌어내렸다. 

새로 선출된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바람에 맞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HUG 분양가를 거절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택했다. 또 전임 조합장이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맺은, 공사비를 약 5600억 원 증액하는 계약도 무효라고 선언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 속은 시원했을지 몰라도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꼬집었다. 시공단과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급기야 올해 4월 공사 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았고, 분양일정은 한없이 늘어졌다.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고 조합 집행부가 또 다시 교체되면서 겨우 시공단과 화해해 사업이 정상화됐지만, 그 사이 모든 것이 조합원들에게 불리하게 바뀌었다. 

공기가 지연되고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크게 부풀었다. 둔촌주공 분양가는 3.3㎡당 3829만 원으로, 2년 전 HUG가 제시한 가격보다 1000만 원 가량 올랐지만, 늘어난 공사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1인당 약 2억700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년 전 HUG 분양가를 수용해 즉시 일반분양했을 때 예상되는 추가분담금은 1인당 약 1억 원이었다. 

2년 전 뜨거웠던 부동산 경기는 올해 들어 고금리, '집값 고점론' 등의 여파로 차갑게 식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상당폭 인상한 부분이 시장 부진과 맞물려 미분양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공단은 조합과 완전도급제로 계약을 맺어 미분양에 따른 리스크는 없다. 재건축 사업에서 도급제란 시공사는 정해진 돈만 받아가고, 추가적인 이익이나 손실은 모두 조합에 귀속되는 계약을 뜻한다. 즉, 미분양이 터질 경우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더 증가한다. 

둔촌주공 미분양이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경기를 더 악화시킬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제경 소장은 "둔촌주공은 물량이 커 영향력도 크다. (둔촌주공 미분양은)분양시장은 물론, 부동산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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