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건국대 특정학생 성적 조작 논란…압력 넣은 교수 징계 '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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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국대 특정학생 성적 조작 논란…압력 넣은 교수 징계 '미적'

탐사보도부
기사승인 : 2022-06-07 15:54:31
미지원 경영학과 교수, 시간강사에게 특정학생 성적 수정 요구
미지원 운영위, 차일피일 징계 미뤄…"제 식구 감싸기냐?" 비판
징계 수위 놓고 이견 …학내·외 비판 목소리 갈수록 커져
건국대학교 산하 미래지식교육원(미지원) 소속 교수가 특정학생의 성적을 수정,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교 당국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지원은 건국대 산하 학점은행 형식의 평생교육기관이다. 일정 규모의 학점을 이수하면 4년제 학사 학위를 받는다.

▲ 건국대학교 전경 [건국대 제공]

지난해 1학기 미지원 경영학과에서 '투자론'을 강의한 시간강사 A 씨는 학기말 시험을 치른 후 성적을 채점했다. 수업에 불성실하게 임한 일부 학생들에게 F학점을 줬다.

성적 처리 직후 이 학과 전임교수 B 씨에게서 학생 C 씨의 성적을 F학점에서 D학점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정기간 마지막 날 오후 5시경이었다. A 씨는 일단 거절했다. 해당 학생은 출석률도 낮고, 과제물·답안지 작성에 불성실했다. 하지만 B 교수는 수차례 성적변경을 요구했다. A 씨는 "해당 교수가 워낙 강하게 요구한데다, 다음 학기 시간강사 자리가 걸려 있어, 요청이 아닌 압박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수 운영위원 "중징계 사유 맞다"…부총장은 징계 미뤄

A 씨는 "B 교수가 전화로 '시간이 없다. 행정실과는 이미 이야기가 다 됐으니, 일단 전산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상적인 교무 행정 절차와 거리가 멀다. A 씨에 따르면, 성적 수정 권한은 담당교수(시간강사 포함)에게 있다. 담당교수가 시험지 등 정정 근거를 먼저 제출해야만 전산상 성적이 바뀐다. 이번 건은 앞뒤가 바뀌었다. A 씨는 "정정 근거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성적이 바뀔 수 있게 대학 전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C 씨 성적 정정으로 끝이 아니었다. C 씨 성적 정정사실은 정정기간이 끝난 후 이 과목에서 똑같이 F학점을 받은 또 다른 학생 D 씨도 알게 됐다. D 씨 역시 정정을 요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A 씨는 미지원 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조사에 나선 미지원 운영위는 지난해 8월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운영위 회의에서 B 교수는 "C 씨가 해당 수업에서 F학점을 받으면 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딱한 사실을 듣게 돼 정정을 요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끝에 상당수 운영위원들은 B교수 행동이 공무원으로 치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중징계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건국대 부총장은 이를 결론내리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들은 "B 교수 징계에 부총장 등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산하 평생교육진흥원도 관련 사실 확인…조건부 벌점 밝혀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건국대 교수는 "B 교수 징계에 대해 운영위 내부에선 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본인이 학과장도 아니면서 시간강사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학생 성적을 바꿔달라고 하는 일은 공정성을 훼손하는 일로, 지금까지 미지원 내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시간강사 자리를 얻지 못하는 A 씨로선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시간강사에게 수차례 정정을 요청한 것은 지시로 느껴질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시간강사 A 씨에게만 '한 학기 출강 금지' 결정을 내렸을 뿐, B 교수는 징계하지 않았다. A 씨는 올 봄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관련 사실을 제보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도 자체 조사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건국대는 "국가평생진흥교육원에선 시험지를 재채점에서 보완하면 문제삼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벌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학생 시험지는 변경되지 않았다.

시간강사 A 씨 "나만 '1학기 강의 금지' 처벌 억울해"

건국대는 대학본부 내 감사실을 통해 관련 사건을 조사했다. 지난해 말 감사실은 경징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정작 운영위는 아직까지 어떠한 징계도 결정하지 않았다. 시간강사 A 씨는 "전산망 내 해당학생의 시험지는 여전히 수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만 바뀐 꼴"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학교 관계자들이 성적 조작을 지시한 교원의 비리를 덮어주려는 조직적인 비호"라고 주장했다.

물의를 일으킨 B 교수와 미지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한극 건국대 교학부총장은 UPI뉴스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감사실 관계자도 사실 관계를 묻는 UPI뉴스 취재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학교가 미지원의 행정처리 미숙 및 해당 전임교수의 부적절한 처사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현재 징계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전임교원은 건국대 전임교원과는 자격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이 사건은 성적조작이라기보다 성적을 정정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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