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규제완화'로 '영끌'의 눈덩이 빚을 막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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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규제완화'로 '영끌'의 눈덩이 빚을 막을 순 없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2-04-29 09:34:44
강남 집값 최고가? '거래절벽'에 따른 숫자 왜곡일 뿐
속도 빨라지는 금리인상 쓰나미, 규제완화 압도할 것
숲이 뒤집히는데 나무가 안전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
숫자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상황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신도시 주택가격 상승률 이전의 3배' 신도시 특별법 제정 기대와 관련해 언론에 많이 나온 기사다. 대선 이후 2개월간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가격이 0.26% 올라 대선 전 두 달간 상승률 0.07%의 세 배를 넘었다는 내용이다.

특별법까지는 아니지만 강남에서도 재건축 기대가 작동했다.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완화해 재건축 메리트를 높여줄 거란 기대로 강남 아파트가 줄줄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 달간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0.26% 상승한 걸 1년으로 환산하면 1.56%가 된다. 지금 우리나라 대표 금리인 3년물 국채수익률 2.9%의 절반이다.

최고가를 기록한 강남 아파트의 거래 내역을 보면 1년이나 1년반 전에 거래가 있고 이번이 처음인 경우가 많다. 가격이 크게 오른 기간에 거래가 없다가 최근에 거래가 있으니 최고가가 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필요한 숫자만 뽑다 보니 왜곡이 발생한 것이다.

작년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의 30%를 20~30대가 사들였다. 서울은 그 비율이 45%까지 올라간다. 그 영향으로 20∼30대 주택구입자의 평균 부채액이 1년 전에 비해 42% 늘었다. 그 사이 가계대출금리 평균이 2.83%에서 3.93%가 됐다. 빚의 규모가 늘고 이자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부담이 배가 된 것이다.

규제 완화로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닥쳐올 경제 상황에 규제완화가 압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상반기에 1.25%p, 하반기에 1%p 금리를 올려 연말에 기준금리를 2.5%로 만들 거란 전망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연말에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릴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물가가 오르고 1년이 지난 후에 경기가 급랭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이 대표적인데, 1.9%였던 미국의 성장률이 다음해에 -0.1%로 떨어졌다. 하반기에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잡히면 금리가 하락할 거란 기대도 집값을 띄우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리와 상관없이 집값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동안 미국에서 집값이 18.8% 올랐다. 우리나라의 두 배다. 지난 10년간 미국가계의 소득이 16% 늘어나는 동안 집값은 118% 상승했다. 큰 버블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물가가 안정되면 미국의 다음 정책 목표는 집값 안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14년전에 부동산 때문에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는데, 그만큼의 위험이 또 생긴다면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새 정부는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쓸 수 없다. 

지금은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볼 때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가 나무라면, 경제는 숲이다. 숲이 뒤집히는데 나무가 안전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동산 투자의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잘못된 후에 언론 탓, 유투브 탓 해봐야 하늘에 대고 주먹질하기에 불과하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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