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광주 붕괴, 무리한 철거·불법하도급이 부른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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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무리한 철거·불법하도급이 부른 '인재'였다

김이현
기사승인 : 2021-08-09 10:33:15
계획과 다른 무리한 해체방식⋅계획서 부실 작성 등 업무태만
불법하도급 간접원인…면적당 공사비 당초의 16%까지 줄여
총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건물 붕괴사고는 무리한 해체 방식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재하도급으로 공사비용이 낮아지면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사고의 발단이 되는 등 사실상 '인재(人災)'였다.

국토교통부 광주 해체공사 붕괴사고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광주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해체공사 붕괴사고에 대해 이와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사조위는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문서 검토뿐 아니라 재료 강도 시험, 붕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사고 경위 및 원인 조사를 실시했다.

▲ 국토부 제공

조사 결과 철거업체는 기존 계획과 달리 하부부터 철거하는 등 무리한 해체방식을 적용해 건축물 내부 바닥 절반을 철거했다. 이후 3층 높이(10m 이상)의 과도한 성토를 해 작업하던 중 1층 바닥판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높은 건물을 철거할 경우 건물 옆에 흙을 쌓고, 흙 위에 철거 트럭 등이 올라가 작업을 한다. 이때 흙을 과도하게 세우면서 1층 바닥판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으며, 결국 건물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건물 지하층으로 성토가 급격히 유입됐고, 상부층 토사가 건물 전면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충격은 구조물 전도붕괴의 직접원인이 됐다.

또 해체계획서의 부실 작성·승인, 공사현장 안전관리 및 감리업무 미비와 불법 재하도급 계약에 따른 저가공사 등도 간접원인으로 작용했다. 공사 관계자(설계자, 허가권자 등)가 해체계획서 작성을 미이행하는 등 업무태만이 확인됐다.

특히 단위면적당 공사비는 원도급사 28만 원→하수급인 10만 원→재하수급인 4만 원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하도급을 받은 업체가 재하도급을 주는 것은 불법임에도 이런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관행처럼 이어져온 불법 하도급이 이번 참사의 발단이 된 셈이다.

사조위는 △해체계획서의 수준 제고 △관계자(설계자·시공자·감리자·허가권자)의 책임 강화 △불법 하도급 근절 및 벌칙규정 강화 등의 재발방지방안을 제시했다.

이영욱 사조위원장은 "위원회에서는 이번 사고조사 결과발표로 피해 가족과 국민들이 붕괴사고의 원인을 납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최종보고서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 등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보완하여 약 3주 후에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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