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한국 최고기업 삼성전자, 주식도 최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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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한국 최고기업 삼성전자, 주식도 최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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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1-08-08 11:17:01
'빅사이클'이라던 반도체 경기, 재고 늘며 둔화
이익 늘어도 주가는 지지부진…기대감도 약화
1월까지만 해도 반도체 호황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빅사이클'이란 단어가 유행할 정도였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세상이 열리면서 인터넷이나 유통회사들의 서버 수요가 급증해 반도체 가격이 장기간 크게 오를 거란 전망이었다.

지금은 기대가 많이 약해졌다. 이익이 늘긴 했지만 주가를 받쳐줄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지난 7개월 동안 다른 주식들은 꾸준히 올랐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상대 주가가 작년 8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는 시장의 관심이 온통 바이오와 2차 전지 등 성장주에 쏠려 있던 때로 삼성전자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시장의 기대가 급변한 내면에는 반도체 가격이 자리잡고 있다. 공급이 부족할 때에는 가격 협상력이 생산업체로 넘어온다. 수요자의 마음이 급해 생산자의 의도대로 가격 협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반도체 시장이 그런 형태였다.

지금은 제품 가격이 올라 수요 기업의 저항이 강해진 상태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10∼12주 동안 쓸 수 있는 반도체를 확보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도 8∼10주간 버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정상 수준인 4∼6주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그 영향이 반도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1분기에 3달러였던 주력 반도체 제품 가격이 2분기에는 3.8달러로 27% 상승했다. 3분기에 8% 정도 추가 상승한 후 4분기는 가격 인상이 없을 걸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정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주가가 먼저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공급 과잉 때문에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그 상태는 아니지만 예상보다 업종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핵심 산업이지만 그 때문에 곤란을 겪게 만들기도 했던 산업이다. 1996년에 정부는 큰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했다. 삼성도 반도체 이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동차를 출범시켰다. 1994년에 시작된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걸로 봤기 때문이다. 1995년에 48달러까지 상승했던 반도체 가격이 1년만에 1달러로 떨어졌고 반도체가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그 영향으로 흑자는커녕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했고, 삼성은 자동차 때문에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 처했다.

정도가 덜하지만 2000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지금은 SK하이닉스로 바뀐 현대전자가 부도 위기에 빠졌다. 당시 현대전자의 부채가 16조로 매출보다 많았음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위기였다. 이런 구조를 무시하고 주가가 8만 원까지 오를 거라고 증권회사가 전망했지만 250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10월 이후 넉 달 동안 주식시장으로 20조 넘는 개인자금이 들어왔다. 그 중 상당 부분이 반도체 주식을 사는데 사용됐지만 현재까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라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다. 지금 이 순간 삼성전자가 최고의 주식인지는 모르겠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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