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재계 리더' 존재감 알린 SK vs 역대급 투자에도 '정중동'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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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더' 존재감 알린 SK vs 역대급 투자에도 '정중동' 삼성

박일경
기사승인 : 2021-05-24 16:40:50
대한상의 회장 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경제사절단서 '종횡무진'
한·미 양국 '사상 최대' 200兆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총수는 부재
삼성과 SK가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서 반도체·배터리 대미(對美) 투자를 앞세워 미국과의 백신 협력을 이끌어 내는 돋보이는 행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재계 리더' 위치를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최 회장은 미국 재계에 한국 재계와의 소통 창구로서 존재감을 알렸다.

반면 삼성은 한·미 양국에 걸친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판으로 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 RNA) 백신 위탁생산을 따내는 눈에 띄는 성과에도 차분한 분위기다.

최 회장은 이번 사절단에 참여한 유일한 경제단체장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21일(현지시각)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했다.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 앞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에 140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9조 원 가량을 SK이노베이션이 책임진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직후 지나 레이몬도 미(美) 상무부 장관을 만났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브리핑에 참석했다.

▲ 최태원(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한·미 백신 협의회→애틀랜타 배터리 공장

최 회장은 23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조 원을 투입해 미국 내 배터리 3·4공장을 신설하고 6조 원 규모의 합작 투자를 통해 포드자동차와 조인트벤처(JV)도 만든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반도체 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미(訪美) 기간 최 회장은 미국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과 미 정보통신산업협회(ITI)와 연달아 회의를 갖고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재편 전략과 반도체·정보통신 정책 동향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조지아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1공장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23일 오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동석해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보건복지부 간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문 대통령과 같이 지켜봤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공장에서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최태원 회장은 미국 방문 동안 대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양국 경제계간 우호적 협력관계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면서 "이번 방미 활동을 기반으로 양국 간 교역, 투자, 공동 연구·개발(R&D)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생산법인(Samsung Austin Semiconductor) 전경. [삼성 뉴스룸 캡처]

'반도체-백신 빅딜' 지렛대 역할 했지만…조심스런 삼성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170억 달러(20조 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후보지역은 텍사스 주 오스틴과 애리조나, 뉴욕 등으로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날인 21일 미 상무부 주관 '반도체 공급망 점검 회의'에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초청받은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공장 설립 부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경제사절단으로 방미 길에 오른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은 "투자 지역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우리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민간 차원에서 동참, 10년 뒤인 2030년까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171조 원을 투입한다고 공언한 데 이어 2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파운드리 투자까지 총 200조 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집행하게 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의 위탁생산 계약 업무협약(MOU) 체결 후 계약서 교환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뉴시스]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투자 중 최고액을 기록한 미국 파운드리 투자를 지렛대 삼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받아 오는 8월부터 국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백신에 이어 국내 위탁생산이 결정된 네 번째 글로벌 기업의 백신이다. 백신에 적용된 세계 첫 최신 기술인 mRNA 백신 생산은 우리나라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때문에 mRNA 원천 기술 및 원료가 이전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더나 측은 mRNA 백신 기술 중 일부를 한국에 이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은 대외적인 맹활약에도 내부적으로는 '정중동' 입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 중인데다 최첨단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위탁생산할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의혹'에 발목을 잡혀 장기 불확실성이 쌓여가는 상태라 방미 성과를 내세우기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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