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삼성전자·현대차 주가가 힘을 잃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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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삼성전자·현대차 주가가 힘을 잃은 이유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5-01 14:59:41
철강,화학,조선 등 경기관련주로 주도권 넘어간 증시
삼성전자·현대차, 반등은 있어도 대세 상승은 힘들 것
세상에서 제일 짜증나는 일 중 하나는 다른 주식은 다 오르는 것 같은데 내 주식만 빠지는 거다. 더 기분 나쁜 일도 있다. 주식을 팔았더니 그 다음날부터 오르는 건데 이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제외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그 짜증나는 경우에 걸렸다. 현대차 주가가 연초 고점에서 27%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16% 떨어졌다. 코스피가 그 때와 비슷하니까 둘 다 시장대비 상당한 초과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때문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한파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얘기하지만 설득력이 있지는 않다. 다른 기업들은 현재보다 미래 이익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데, 유독 두 종목만 과거에 매여 있는 게 이상해서다.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아닐까 싶다. 작년 코로나19로 주가가 최저점까지 떨어졌을 때 현대차 주가는 6만5000원이었다. 10개월이 지난 올해 1월에 29만 원이 됐으니까 1년도 안 되는 사이 주가가 450% 상승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사의 주가가 단기에 이렇게 급등한 예가 없다. 그런 데에도 쉬지 않고 계속 오를 거라 기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을까? 지난 1월 고점 부근까지 상승하는 건 언제든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반등은 있어도 대세 상승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이익이 어지간히 좋아지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시장의 주도권이 조선, 운송, 철강 등 경기 관련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이익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나느냐에 의해 결정될 텐데, 이 점에서 자동차나 반도체는 경기 관련주를 뛰어 넘을 수 없다.

주가가 오를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 있다. 처음 상승할 때에는 종목에 관계없이 모든 종목이 다 오른다. 주가가 낮고, 직전 하락으로 이익과 주가 사이에 괴리도 크기 때문이다. 작년 주가 상승이 그런 경우였다. 이 과정이 끝나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새로운 주도주가 만들어지고 이들은 대세 하락이 시작될 때까지 시장을 주도한다.

1993년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차 등 업종 대표주가 그 역할을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1993년 10월에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1년만에 5.5배가 됐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3배 넘게 올랐다. 2007년에는 중국 관련주가 주역이었다. 대표적인 중국관련주인 두산중공업의 경우 3만5000원이던 주가가 8개월새 15만 원이 됐다.

이번은 철강, 화학, 조선 등 경기 관련주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4월에 수출이 40% 넘게 늘었다. 국내외 모두 '제조업 르네상스'라고 얘기할 정도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고 강하게 올라오고 있다. 철강, 화학, 조선의 수익 전망이 좋은 반면 주가는 몇 달 전에 비로소 상승을 시작했다. 경기 관련주가 상승할수록 삼성전자, 현대차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개인의 세세한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어제 주목 받았던 기업도 오늘 잊혀지면 그만이다. 그래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게 중요하다. 시장이 불분명할 때에는 시장을 따라가는 게 상책이다. 앞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과거와 다른 주도주가 끌고 가는 '상승 2라운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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