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탄핵의 강' 못 건넌 국민의힘…MB· 朴 사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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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강' 못 건넌 국민의힘…MB· 朴 사면 논란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4-22 14:36:19
탄핵불복론에 선긋지만 사면 놓고선 의견 갈려
"내년 대선 위해 지지층 결집해야" 중진들 찬성
"당 쇄신 위해 영남당 이미지 안돼" 초선들 반대
강·온 보수 반목…탄핵 4년 넘어도 상처 안아물어

국민의힘에서 갈등과 반목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박근혜 탄핵'은 제1야당의 흑역사다. 보수 세력이 분열되면서 운동장이 확 기울어졌다. 정권이 넘어갔고 선거는 연전연패였다. 4·7 재보선 결과는 여당 덕이다.

탄핵 평가는 아직도 찬반이 팽팽한 뜨거운 감자다. 태극기 세력 등 강경 보수층은 '탄핵 불복론'이 여전히 대세다. 합리, 개혁적 보수층은 질색한다. 다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놓고선 온도차가 있다.

탄핵 4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그런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도 복원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 이명박(왼쪽)·박근혜 전 대통령 [UPI뉴스 자료사진]


전직 대통령 사면 놓고 찬반 시끌…탄핵불복론은 경계

서병수발 '탄핵·사면' 논란은 그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원조 친박 출신인 5선의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남기 총리 직무대행에게 사면 건의를 촉구했다. 

당내 반응은 이채롭다. 일단 '탄핵 불복론'은 경계하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주요 임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21일 비대위 회의 후 "(서 의원 발언은)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초선 조수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탄핵도 역사"라며 "서 의원은 사과하라"고 썼다.

그러나 사면을 놓고선 의견이 갈렸다.

경선을 앞둔 당대표·원내대표 출마자들은 사면론을 지원했다.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김태흠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오래 감옥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골박(골수 친박)' 출신으로 평가된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니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화합 차원에서 결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면 문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연동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날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며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했다.

복당을 바라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거들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아무리 염량세태라고들 하지만, 부끄러운 조상도 내 조상이고 부끄러운 부모도 내 부모"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명박(MB)·박근혜 정권의 공과를 안고 더 나은 모습으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면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불과 4개월 전에 비대위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며 "다시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저 당이 이제 좀 먹고살 만한가 보다'는 인상을 주기가 너무 좋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이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연락을 20, 30대 지지자에게서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사면론을 공개 비판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탄핵은 정당했다"고 밝혔다. 오, 박 시장의 사면론 건의에 대해선 "전술적 실패"라고 못박았다.  

영남·비영남, 중진·초선 셈법 달라…당내 경선도 작용

탄핵·사면 논란은 강·온 보수와 영남·비영남, 중진·초선 간 시각차를 보여준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야권 지지층을 결집해 내년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게 영남권과 중진들의 셈법이다.

보수 영남권 지지가 절실한 경선 주자들도 사면론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 당대표 도전이 확실시되는 주 권한대행이 "사면은 많은 사람이 바라고 있다"며 치고 나온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전통적 보수가 다시 한 번 당권을 잡으려 나오는 것이 아닌가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당 쇄신을 요구하는 초선들은 부정적이다. 4·7 재보선 민심과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030세대와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해선 과거 회귀, '도로 새누리당'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 지도부를 선출해 당을 혁신하려는 상황에서 '영남당', '강경 보수당' 이미지가 부각되면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사면 논란을 호재삼아 대야 공세에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헌재의 판단, 국회의 판단, 국민적 여론도 다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승리에 겨워 정신줄을 놓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사면 주장을 넘어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수구 퇴행으로 가려 한다는 신호"라고 비난했다.

당권주자인 우원식 의원은 22일 BBS 라디오에서 "과거에 권력을 가졌던 분이라고 해서 아무런 절차나 과정 없이, 또 본인들의 반성 없이 사면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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