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시동 거는 도심 고밀개발…사업성 '긍정', 주민동의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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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거는 도심 고밀개발…사업성 '긍정', 주민동의는 '난항'

김이현
기사승인 : 2021-03-31 16:29:36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공공 고밀개발 시동
영등포, 핵심 입지 평가…"다른 역세권도 시선 끌 만해"
관건은 주민 동의…"통계적으로도 추진 속도 매우 느려"
서울 도심 주택공급을 위한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가 공개됐다. 계획대로라면 금천·도봉·영등포·은평 등 4개 구에서 고밀개발을 통해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정부는 신속한 사업추진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토지 등 소유자의 수익률이 일반 사업보다 30% 가까이 높아진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발이 좌초된 곳들인 만큼 입지나 사업성 자체는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예비구역 지정 이후 토지주의 동의를 받는 게 관건이다. 과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사례가 있을 뿐 아니라,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논란도 사업 추진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정부가 31일 발표한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은 역세권과 빌라촌을 LH 등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1차 선도사업 지역에서 '판교 신도시' 규모인 2만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효과에 대한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예정지구로 지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사업성 측면에서 시선을 끌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주택 공급의지 뚜렷…사업성도 좋아"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역세권 고밀개발이고, 대부분 이런 지역은 주상복합으로 개발된다. 당연히 사업성은 좋다"며 "일반적인 주거지역 용적률보다 훨씬 더 높은 밀도의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민간이나 현행 대비 사업성이 증가된 건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입지가 가장 괜찮다고 평가되는 건 영등포 일대로, 다른 곳보다 핵심 입지로 보면 된다. 개발 지역 주변의 정주 환경, 일자리 등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외곽이 아닌 도심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영등포가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예정된 은평구 연신내 역세권을 비롯해 도봉구 창동 준공업지, 금천구 가산다지털단지 역세권도 입지와 사업성 측면에서 주목을 끌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6월 처음 제시한 공공 재개발과 이번 2·4 공급대책의 도심 고밀도개발 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주택 공급 의지는 확고하고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시그널로서 긍정적이다. LH 투기 논란 등으로 불거진 공공부문의 신뢰성 문제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 마을 언덕길에서 바라본 다세대 주택과 주상복합. [문재원 기자]

다만 후보지의 최종 사업 결정까지는 토지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토지주 10%의 동의로 지구 지정을 요청하고, 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1년 내에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다.

"과거 '역세권 시프트'와 비슷…토지주 동의 난항 예상"

송승현 대표 "최근 LH 사태 등 불미스러운 일이 많다보니, 토지주들과 협상하는 단계 안에서 여러 가지 걸림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토지주와 이익관계에 대해서 적정 수준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황수 교수는 "과거 오세훈 시장 시절도 이와 비슷한 '역세권 시프트'가 있었다. 당시 추진이 잘 안 됐던 이유 중 하나는 소유권자의 동의율이 낮았기 때문"이라며 "통계적으로도 일반 주거지역보다 역세권이나 고밀개발 지역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평균 진행속도가 훨씬 더 느리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주민 합의나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성패는 관련 조합 등이 참여 의향을 높일 수 있도록 충분한 주민설명회와 정보제공, 컨설팅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지난 1월 발표한 공공 정비사업 8곳의 후보지를 포함해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사업 이해를 도울 롤 모델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7월 예정지구 지정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 등으로 민간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좋은 여건이라 공공에 맡겨 사업을 추진할 메리트가 떨어진다. 예정지구 지정 이후 토지주들이 선뜻 나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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