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상승 둔해지자 의심받기 시작한 아파트 불패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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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상승 둔해지자 의심받기 시작한 아파트 불패신화

UPI뉴스
기사승인 : 2021-03-27 16:46:40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3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 중 38%가 직전보다 가격이 낮았다고 한다. 거래된 10채 중 4채의 가격이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서울지역 매매가격 상승률이 2월초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고, 부동산 매수심리 지표도 약해졌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가격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그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집값 상승이 낮아진 이유가 무엇일까? 2·4공급 대책을 비롯해 그 동안 내놓았던 부동산 대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6월 양도세 중과세를 앞두고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둘 다 맞지만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우선 가격이 너무 높다. 수도권 집값이 높은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 가격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진 걸 감안해야 한다. 가격이 오를 때는 집값이 비싸도 사려는 사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 올랐기 때문에 계속 상승할 거라 믿고 가격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 상승이 둔해지면 생각이 달라진다.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되고 그럴수록 가격에 대한 확신이 떨어져 매수가 약해지게 된다.

금리 상승도 집값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은 저금리였다. 이자 부담이 작아 돈을 빌려 집을 사는데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상승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줘 연초 이후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는 건데 집값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몇년간 '부동산 불패 신화'가 워낙 강해 집값이 약간 하락하고 말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1991년 5월 36.6이었던 KB금융의 서울지역 아파트가격지수가 다음해 8월에 29.7로 떨어졌다. 15개월만에 19% 하락한 건데 전체 통계가 이정도 내려오면 개별 아파트 가격은 30% 넘게 하락한다. 2010년에도 비슷했다. 4월 78.8이었던 강남구 아파트가격지수가 2013년 8월에 70.9로 10% 가까이 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고 한번 하락이 시작되면 10% 넘게 내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7년 전만 해도 강남 재건축 사업의 최대 고민거리는 미분양이었다. 지금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포 일대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암암리에 분양가의 10% 이상을 깎아준다든가 아파트를 사면 자동차를 끼워주겠다는 제안도 있을 정도였다.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집값이 내려가는 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상황이 바뀌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식시장에 '가격이 돌아섰을 때 맨 앞에 서지 마라'는 말이 있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면 위험하다는 경고인데, 부동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안되면 깔고 앉아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하는 얘기다. 집값이 떨어지고, 이자 부담은 늘면 견디기 힘들다. 'LH사태'가 이번 집값 상승의 마침표가 아닐까 기대해 본다.

▲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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