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LH사태, 박원순 성추행 與태도에 화난 '이여자' 文정권에 등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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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사태, 박원순 성추행 與태도에 화난 '이여자' 文정권에 등돌린다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1-03-18 17:02:58
경고등 켜진 與 지지율…여초 커뮤니티 '부글부글'
20대女, 文대통령에게도 등돌려…"엎친데 덮친격"
서울 '정권 심판론' 50% 육박…2030 지지율 하락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20일 앞두고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이·여자'(20대 여성)의 표심이 심상찮다. LH사태로 불 난 민심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17일 기자회견에 대한 여당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무성의한 대응이 기름을 부었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분위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선거가 코 앞인데 민주당에 빨간 불이 켜진 모양새다.

▲ 17일 오전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장.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으나 비어 있다. 피해자는 회견 말미에 등장해 입장을 밝히고 질문을 받았는데 2차 가해 우려로 촬영은 금지됐다. [뉴시스]

서울 정권심판론 50%…文대통령에 등 돌린 20대 女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결과,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29%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내이기는 하지만 민주당(27%)을 2%p 앞섰다. 

지난 주 국민의힘(25%)은 민주당(33%)에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는데, 한 주 만에 역전한 것이다. 서울에서 선거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도 '국정 심판을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은 50%로 국정안정론(38%)보다 12%p 높았다. 아울러 20대(45%), 50대(47%), 60대(65%), 70세 이상(59%), 남성(51%), 여성(44%) 모두 정권심판론이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던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알앤써치(데일리안·15~16일·1065명·95% 신뢰수준에 ±3.0%p) 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4.3%p 하락한 36.7%였다. 특히 연령별로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30.2%p 내린 33.6%로 조사됐다. 반토막이 난 것이다. 20대 남성 지지율이 16.2%에서 19.3%로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 알앤써치 제공

알앤써치 조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전 발표돼 LH사태에 대한 민심만 반영됐다. 알앤써치 측은 LH사태의 최종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대국민 사과에도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급락한 데는 이들이 민감한 공정의 가치를 공공기관이 앞장서 짓밟은 데 대한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초 커뮤니티 기류 변화…박영선 향해 "사과호소인"

이런 상황에서 지난 17일 기자회견에 대한 민주당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불난 민심에 부채질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하루 종일 말을 아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선 상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잘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민주당은 회견이 끝난 이후 8시간이 지나서야 공식 입장을 냈다.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신영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이 나오고 한 시간 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290자 분량의 사과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피해자가 요구한 조치들이 모두 빠져 '면피용 사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임기 초 문 대통령에 대한 찬양 일색이었던 여초 커뮤니티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박 후보를 "죄송·사과·사죄 호소인"이라고 비꼬며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주도한 3인방에 대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민주당 지지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처였다", "여성 후보를 내세운 다른 정당을 뽑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 후보가 이날 남인순·고민정·진선미 의원을 처벌하거나 캠프에서 퇴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힌 데 대해선 "대충 사과하고 시장은 되고 싶다는건가", "지지층 눈치보느라 피해자가 요구한 사과도 제대로 못하는 건가"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사과는 피해자 입장에서 사과라고 생각해야 사과인 것"이라고 일침했다.

▲ 다음 카페 여성시대 캡처

전문가 "與 지지층 결집 높여" vs "엎친 데 덮친 격"

"선거는 원래 한 번씩 부침이 있다. 이런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는 불과 이틀 전인 16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밀리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 '이여자'의 민심이반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성추행 피해 여성의 기자회견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이번 선거의 키를 쥐고 있는 세대 투표에서 젊은 층들의 민심을 멀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강력한 재발방치책과 진정한 사과로 분노를 잠재우지 않는 이상 민주당이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 악재는 악재다. LH사태와 더불어 공정·정의 문제가 또 올라왔다. 만약 20대가 투표를 안해 투표율이 낮아지면 민주당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에서 일부 빠진 지지층을 오히려 결집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국민의힘이 얻는 반사이익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에게 "민주당이 솔선해서 모든 것을 피해자 입장에서 했더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수 있다"라며 "민주당이 극렬지지층 눈치를 안 볼 순 없겠지만, 피해자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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