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택배기사 과로사 CJ대한통운 대책, 실효성 '논란'…쿠팡式 직고용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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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과로사 CJ대한통운 대책, 실효성 '논란'…쿠팡式 직고용이 정답?

남경식
기사승인 : 2020-10-23 10:40:43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위 "분류지원인력 투입 환영"
"산재보험 100% 가입, '권고' 수준…아쉬움 남어"
택배기사,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 보험료 절반 부담해야
원청 CJ대한통운, 택배기사에 배송량 강제할 수 없어
CJ대한통운이 택배종사자 보호를 위한 전향적인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재의 하도급 구조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연이은 택배기사의 사망에 대해 지난 22일 공식 사과했다. 이날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CJ대한통운은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투입해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줄이고, 택배기사의 하루 적정 배송량을 산출하기로 했다. 택배기사를 고용한 대리점에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는 정책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택배노동사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 투입에 대해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며 환영했다.

다만 "산재보험료의 전액 사용자 부담을 요구했던 대책위의 요구가 빠진 점, 대리점과의 계약에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계약조건으로 하지 않고 '권고'하는 수준으로 발표한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발표에 대한 이행계획,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 산적한 현안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민관공동위원회'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이번 CJ대한통운의 발표는 택배산업 현장에 상존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롯데와 한진, 로젠, 우체국택배도 CJ의 전향적 조치에 화답해 주길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분류지원인력 투입이 최근 택배물동량 급증에 따른 일시적인 조치냐는 질문에 "분류의 기본적인 틀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라며 "장기적으로 계속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택배기사의 배송 건당 수수료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택배기사들에게 적정물량을 제안하고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배송 건당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분류지원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것은 전향적인 조치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은 분류작업 역시 택배기사의 업무에 포함돼있으며, 건당 수수료에 분류작업 비용 역시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택배기사에게 하루 적정 배송량을 제안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원청인 CJ대한통운이 하도급업체인 대리점에 소속된 택배기사에게 업무 지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2만여 명의 택배기사 중 약 1000명만 직고용하고 있다. 나머지 택배기사는 모두 대리점 소속이다.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100% 가입 역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뒤따른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산재보험료는 전액 사업주가 부담하지만, 택배기사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본인이 절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들이 쿠팡처럼 배송기사를 직고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 소속 배송기사들은 직고용된 인력이라 산재 등 4대 보험에 100% 가입돼 있다.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의 적용도 받는다.

택배기사의 직고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정 부문장은 "답변을 유보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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