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강남 전세매물 씨가 말랐다"…가을 이사철 전세대란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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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세매물 씨가 말랐다"…가을 이사철 전세대란 본격화되나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9-03 17:21:05
강남3구 전세 거래량 급감…반전세 비중은 갈수록 증가
대부분 집주인 직접 살거나 재계약…내년 입주물량도 ↓
"수급불균형 해소될 여지 없어…전세난 심화할 가능성"
"전세요? 단 하나도 없어요. 없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 매물은 말 그대로 "씨가 말랐다"는 전언이다. 강남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미 대기를 걸어놓고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꽤 된다"며 "그나마 몇 개 있는 반전세나 월세도 웃돈까지 조금씩 붙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무소 정보게시판에 매물이 내려진 모습. [문재원 기자]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 84㎡)의 지난 6월 전세 거래량은 24건이었다. 이후 7월에는 21건, 8월에는 10건으로 줄어들었다. 반전세 거래까지 포함하면 지난 6월은 57건, 7월 39건, 8월 19건이다. 6월과 8월의 거래 건수를 비교하면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8월 전세 거래량 '뚝'…"대기수요 줄 서 있어"

리센츠와 함께 잠실동 '대장 아파트'인 엘스(전용 84㎡)의 전세 거래량도 6월 21건, 7월 23건, 8월 8건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트리지움(전용 84㎡)의 경우 6월 11건에서 7월 3건으로 줄었고, 8월 전세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8월 들어 급격히 전세 거래량이 감소했다.

잠실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리센츠의 경우 현재 30평형대 시세가 12억~13억 원인데, 그 가격을 기준으로 보증금 7억에 150만 원에 나와있는 매물이 딱 하나 있다"며 "전 평형대 다 매물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잠실동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미 대기수요가 줄 서 있는데,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말 그대로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고, 나와 봤자 반전세나 월세 한두 개"라고 답했다.

가락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이전에는 시세대로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니 전세 매물이 많이 나왔는데,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거나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물은 자취를 감췄는데 찾는 손님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세 대신 반전세 비중 증가 추세

잠실뿐 아니라 인근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남구 대치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34평이 6억5000만 원에 35만 원짜리 반전세로 하나 나와 있는데, 이미 거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전세라도 매물이 있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금 혜택을 위해 2년 거주를 해야 하니 집주인이 직접 들어간다고 한다"며 "전세 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같은 금액으로 옆동네 더 작은 아파트를 연결해 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3구의 반전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서울의 8월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반전세의 비중은 14.3%(868건)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의 반전세 비중이 지난 7월 14.4%에서 8월 42.8%로 껑충 뛰었다. 강남구(15.6%), 서초구(14.0%), 강동구(14.0%) 등도 반전세 비율이 높았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내년 수도권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도 줄어

전세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부터 '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통계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감정원도 최근 발표한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 현상 지속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내년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도 줄어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 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021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 4만7447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급불균형 해소될 여지 없어…전세난 심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면서 "이사 수요가 많은 가을철에 전세대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는데, 내년 서울 입주물량은 올해 대비 반토막 수준"이라며 "기존 전세 물건도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라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물건이 출시 안 되는 상황이라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여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세 계약갱신을 안하고 신규계약할 경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릴 수 있으니, 기존 세입자들은 눌러 앉으려고 한다"며 "당연히 전세 매물 감소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전세 매물이 나온다면, 가격을 올려도 되는 매물이니까 전셋값은 또 올라간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전세대란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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