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아시아나 인수 '재협의' 요청한 HDC현산…사실상 포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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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 '재협의' 요청한 HDC현산…사실상 포기 수순?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6-09 11:24:03
아시아나 부채 급증⋅신뢰성 의심…"인수의지는 변함없어"
전문가들 "재협상은 정해진 수순…포기 사전 절차 일수도"
HDC현대산업개발이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재검토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급증하는 등 지난해 계약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을 감안해 협상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HDC현산은 꾸준히 흘러나왔던 '인수 포기설'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인수 포기를 위한 사전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HDC현산은 9일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계약 당사자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오는 27일까지 인수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계약을 연장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 HDC현산은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Long Stop Date' 연장에는 공감한다는 의사를 회신한 것이다.

HDC현산은 재협상의 이유로 '인수가치 훼손'을 꼽았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말 기준 2조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5000억 원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아시아나의 재무상태 등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 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충분한 공식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도 강조했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이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 계열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 확인, 계속기업 존속 방안, 중대한 상황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 인수조건 재협의 등이다.

꾸준히 흘러나왔던 '인수 포기설'에는 선을 그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하여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 서울 강서구 상공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초부터 HDC현산이 재협상을 요구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재검토 요청은 정해진 수순이긴 했다"면서 "인수 가격을 상당히 낮추기 위한 전략인지, 인수 포기를 위한 포석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내용을 근거로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인수 포기'를 위한 사전포석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과 교수는 "계약 체결 당시에 업계에서는 몰라도, 학계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얘기를 지배적으로 했었다"면서 "HDC현산 주 사업과의 연계성, 항공 전문성이 부족했고 LCC 노선과도 중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코로나19로 항공 운송산업의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면서 "향후 사업확장성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인수한다면 HDC현산 자체도 분명 문제가 될 텐데, 포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계약 당시와 환경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HDC현산의 요구가 많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한다"라며 "산업은행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검토해나갈지가 관건인데, HDC현산이 인수 포기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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