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삼성의 원격의료 거리두기…신기능 앱 규제특례 신청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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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원격의료 거리두기…신기능 앱 규제특례 신청 안 해

임민철
기사승인 : 2020-05-29 14:33:40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의료앱 규제특례 신청여부에 "안 했다"
"스마트워치 혈압·심전도 기능, 사용자 자가진단·건강관리용"
전문가들 "신기술기업들 원격의료 규제 논의에 부담 느낄 것"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용 앱으로 사용자가 혈압·심전도 측정을 할 수 있는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했지만,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어떤 과제도 접수하지 않는 등 대외적으로 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 등 의료 분야 신사업 추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 삼성전자가 식약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혈압 및 심전도 측정 기능을 3분기 중 제공하기로 한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 액티브2' 기기. [삼성전자 제공]

29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식약처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앱을 활용하는 신사업으로 규제특례 과제를 접수했는지 묻자 "하지 않았다"면서 "앱은 스마트워치 사용자가 스스로 건강 지표를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의 스마트워치 제품과, 현행 의료법 허용 범위에서 내원(병원 내방)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심전도 측정 장치를 만든 스타트업 '휴이노'의 손목시계형 기기를 두고도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 취득이 회사의 원격의료 등 신사업 진출 움직임으로 비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앱의 혈압·심전도 측정 기능이 국내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 앱의 두 건강 지표 측정 기능으로 고혈압이나, 부정맥 질환 중 하나인 '심방 세동' 등 이상 징후를 찾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오는 3분기 '국내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등 관련 센서 탑재 스마트워치 기기를 통해 제공된다.

관련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 혈압·심전도 측정용 스마트워치 앱의 국내 의료기기 허가 취득이 '원격의료' 등 활용 가능성 검토와 신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ICT규제샌드박스'의 규제특례 제도로 법의 허용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금지하고 있는 신사업에 대해 기업이 실증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을 원격의료와 연관짓는 시선을 받길 꺼리고 있다. 의료계나 기업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이렇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일반인과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를 원천 금지하는 현행 의료법, 수년간 원격의료 관련 핵심 논의에 사회적 합의가 덜 된 국내 상황을 꼽는다.

식약처 의료기기심사 전문가협의체에 참여한 가천대 이강윤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원격의료나 AI기반 의료기기 대상이 되면 (기술 개발 기업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고, 어떤 걸 원격의료라고 하느냐가 또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삼성전자가) 그걸 피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작년 2월 휴이노와 고대안암병원의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장치를 활용한 심장 관리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이 서비스는 의사의 진단·처방이 없어 현행 의료법에 금지된 원격의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를 밝히자,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협회와 보건의료단체연합의 큰 반발을 샀다.

장경국 딜로이트컨설팅 이사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한 공공의료 혁신의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핵심 사업모델인 원격 의료와 소비자 의뢰 유전체 분석 등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어 관련 글로벌 혁신 기업의 시장 참여 및 투자에 큰 제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강원 원주시 헬스케어 특구에 있는 보안전문기업 시야인사이트의 주경숙 솔루션사업부 본부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 스마트워치형 의료기기 보안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했는데 당시 조사 대상 기업들도 그 제품과 함께 원격의료 후보 사례로 실명 거론되는 걸 꺼릴 만큼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재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역협력팀장도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설문조사를 해 보면 국민들은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지만, 금지 규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며 가능성을 염두에 뒀어도 직접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야인사이트의 주 본부장은 "국내에선 아무래도 대기업이 새로운 시도에 앞장서 줘야 작은 기업들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여기(강원 원주)에 모여 있는 의료기기 생산 전문 업체들도 오히려 해외에선 새로운 시도를 좀 더 활발히 하고 국내에선 눈치를 본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심전도 측정 기능을 출시 후 '휴이노'의 것과 유사한 내원 안내 서비스를 하고자 하면 추가 기술 개발을 해야 할 수 있지만, 규제 특례 신청은 불필요하다. 휴이노가 이미 보건부 유권해석을 통해 이런 서비스는 원격의료가 아니며, 현 규제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받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뿐만 아니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삼성전자가 의료 분야 전반의 신사업에 관심을 갖고 검토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여론을 의식해 이를 외부에 드러내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스마트 기기의 개인용 서비스 '삼성 헬스'로 건강관리 기능·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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