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억' 소리나는 강남 급매물 증가…"분위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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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나는 강남 급매물 증가…"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4-29 17:10:25
양도세 중과 면제혜택 종료⋅경기침체 맞물려 급매물 ↑
4⋅15 총선서 여당 압승…향후 보유세 부담 더 커져
"차라리 전세가 낫다…당분간 급매물 늘 가능성"
"분위기가 좀 달라지긴 했어요."

서울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억' 단위 하락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다. 강남3구 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급매를 넘어 '특급매' 전단까지 붙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한데,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세금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또 오는 6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도 끝난다. 몇 주 전과는 분명 기류가 다르다는 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4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7%로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0.29%), 서초(-0.27%), 송파(-0.17%) 강남3구의 하락폭은 서울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재건축 단지와 고가단지 위주의 '절세 매물'과 '총선 실망 매물'이 증가해 시장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 서울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호가 떨어지는 강남 아파트…"초급매 늘어"

실거래가 하락 현상이 두드러진 곳 역시 강남3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132㎡)는 지난달 13일 3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35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4개월 만에 4억 원 이상 빠진 가격이다. 현재 반포자이의 같은 평형 호가는 29억~31억 원 수준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전용 84㎡)도 지난 3월 말 16억 원대 실거래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만 해도 같은 평형 가격이 18억~20억 원이었는데, 16억 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잠실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얼마 전 17억 원대에 나온 매물도 금방 팔렸고, 지금은 18억 원대 매물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재건축 시장 바로미터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전용 76㎡)는 지난 3월 25일 19억 33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최고가 21억5000만 원보다 2억 1700만 원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전용 76㎡)는 지난달 13일 18억 556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최고 가격인 21억 5000만 원보다 3억 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대치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棟)이나 층수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1억~1억 5000만 원이 의미있는 변동폭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에는 수억 원씩 낮춘 급매, 초급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이 쌓일 정도는 아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기한이 임박하면서 집주인들이 서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다주택자 '분주'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에서 한시적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을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 매매 차익의 최고 50~60%까지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 '양도세 중과' 제도를 10년 이상 장기보유주택에 한해 오는 6월까지만 면제해준다.

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에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이 신청된 집합건물 1만5190건 가운데 5491건은 매도인이 10년 이상 소유하던 부동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81건)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0년 이상 장기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사례도 지난해엔 매월 1000~3000건 안팎을 보이다 최근 2개월 연속으로 5000건을 넘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는 "6월 30일까지 소유권 이전을 마치거나 잔금을 치러야 중과되지 않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마음이 바쁘다"며 "이번 기회에 처분해 그동안의 수익을 정산할지, 자녀 등에 증여할지 상담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주택가격이 하락세인 만큼 과세 기준점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은 과거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경기침체 맞물려 20% 넘게 오른 보유세도 부담"

아울러 매물을 부추기는 건 '경기침체'와 '보유세 부담'이다.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평균 5.98%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25%, 22%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하향요구는 3만5286건에 달했지만, 이중 재검토 과정을 거쳐 조정된 건 785건에 불과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실 고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보유세가 부담스러워서 집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다를 수 있다"면서 "집값이 딱히 오르지 않아도 정부의 현실화율 제고 방침에 따라 향후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텐데, 차라리 근처 전세로 들어가는 게 낫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시가격(안)이 나왔던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확실한 상황에서 20%가 넘게 오른 강남권 아파트 공시가로 인해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지금 급매물이 나오는 이유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면제, 부동산 경기가 하락기에 접어든다는 고민 등이 다양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와 보유세 인상도 당연히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이 나오고 하락세를 이어가는 요인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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