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미국 취업비자 소지자들 '코로나 실직'으로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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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업비자 소지자들 '코로나 실직'으로 진퇴양난

김형환
기사승인 : 2020-04-09 13:56:43
재취업 거의 불가능해 신분 유지 어려워져
한인 취업비자 소지자들도 실직 후 발동동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고당하거나 휴직 통보를 받은 취업 비자(H-1B) 소지 이민자들이 늘어나며 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CNN은 8일(현지시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 비자(H-1B) 유지에 위협을 받고 있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 저장성에서 온 탕 첸은 지난 3월 13일 정리해고를 통보받았다. 포트 워싱턴에 위치한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던 탕은 2014년부터 회사에서 일을 했으며 최근 미국에서 주택도 구입하며 영주권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탕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당장 미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탕처럼 H-1B 비자 소지자들이 직장을 잃을 경우 60일 동안 신분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재취업을 해서 H-1B 비자를 유지하거나 관광비자 또는 학생비자로 바꿔 계속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재취업에 실패하거나 비자의 종류를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을 떠나거나 불법체류 신세가 되어야 한다. 이 경우 추후 비자를 재발급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복잡한 재허가 절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약 1000만 명 이상의 미국 근로자들이 지난 3월 실업수당을 신청할 정도로 일자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H-1B 비자는 매년 8만5000명에 새로 발급되는데 지난 5년 간 재발급을 포함해 약 90만 명에게 이 비자가 발급됐다. 이중 약 90% 정도가 아시아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아시아인 취업비자 소지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 잉 카오는 "이렇게 많은 (H-1B) 비자 소비자들이 직장을 잃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약 260만 명의 일자리가 줄었을 때인 2008년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오는 지난 3월 평소보다 2배 많은 상담 요청을 받았다. 그는 많은 의뢰인에게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 관광비자 또는 학생비자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이민법 전문 변호사 쉬 이는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이민 환경을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며 "취업 비자를 보유한 많은 의뢰인들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정은 한인 이민자 사회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LA의 한인 이민변호사들에 따르면 최근 실직을 당해 신분 변경에 관해 문의를 해오는 한인 취업비자 소지자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정모 변호사는 "최근 다운타운 등에서 취업비자로 일하던 한인들이 무더기 해고를 당해 막막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직자들 중에는 미국에 정착하기 위해 가족이 모두 이주를 한 경우가 많아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막막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이민 변호사 연합(AILA)은 USCIS에 이민자 신분 유지와 이민 신청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USCIS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AILA는 지난 3일 USCI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케타 린트 AILA 회장은 "USCIS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는) USCIS는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뉴욕의 한 화장품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다 정리해고된 왈튼 양은 최근 증가한 동양인 혐오 범죄로 인해 본국으로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탕 첸은 지난달 본국인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지만 4월에는 중국으로 가는 직항기의 자리가 없었다. 지난달 말 중국 당국이 국제선을 1주에 134건 아래로 줄이며 일일 입국자 수를 400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행 항공료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환승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많은 사람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이를 꺼리고 있다.

본국으로 가는 직항기를 구하지 못한 탕은 결국 학생 비자를 받기 위해 미국의 여러 대학에 지원하고 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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