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 우린 괜찮아"…교회는 치외법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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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사회적 거리? 우린 괜찮아"…교회는 치외법권인가

양동훈
기사승인 : 2020-03-23 14:09:17
전광훈 목사 교회 실내 만원 바깥까지 빼곡
공무원·기자들과 언쟁·마찰 반복해 벌어져
주민들 "이런 난국에 너무 이기적 행동" 비난
지난 22일 오전 10시 40분께,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한기총 전광훈 회장(구속)이 세운 교회다.

▲ 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올라가는 골목 앞. 수많은 인파가 교회를 향하고 있고, 입구에는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양동훈 인턴기자]

사랑제일교회로 진입하는 골목 입구부터 '언론/방송/기자 출입, 촬영을 금지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뒀다. 이 골목 입구는 사랑제일교회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이라 직접적 통제가 이뤄질 수는 없는 곳이다.

골목을 올라가는 사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골목에는 책이나 기념품을 파는 가판대도 곳곳 설치돼 있었다. 가방 등에 매다는 배지 등이 보였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손 소독제를 주고, 열 체크를 했다. 그 앞에는 인적사항을 기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테이블들이 있었다.

중간중간 몇몇 사람들이 휴대폰을 셀카봉에 매단 채 촬영을 하고 있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마찰에 대비해 채증용 영상을 촬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입구 근처까지 진입하자 서울시 공무원들이 나와 있었다. 교회 관계자들과 공무원 사이에는 끊임없이 마찰이 벌어졌다. 관계자들은 반복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언성을 높였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집회를 하는데 환자가 한 명도 안 나왔다. 그런데 왜 와서 우리를 괴롭히느냐"며 고성을 질렀다.

손 소독, 열 체크 등이 이뤄지는 장면을 찍으려 하자 관계자들이 다가와 촬영을 막았다. "사진을 찍으시면 안 된다. 왜 사진을 찍으시냐"고 물었다. 해당 관계자는 "기자님들 일 때문에 이러시는 거 알긴 하는데, 어차피 안 좋게 쓰실 거 아니냐"며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관계자 한 명은 기자가 골목 밖으로 나가는지 끝까지 확인하며 뒤에서 따라왔다.

골목 밖까지 쫓겨 내려온 후, 골목 입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다. 신도들은 특히 기자들에게 예민했다.

리포팅을 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기자들은 계속해 쫓겨났다. 한 방송사 기자들과는 강한 언쟁이 벌어졌다. 교회 관계자가 촬영기자를 몸으로 밀어냈다. 기자들은 '손대지 말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고, 관계자들이 계속해 지켜보자 자리를 옮겼다.

한 언론사 차량이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단체로 달려왔다. 해당 언론사의 이름을 부르며 "꺼져라"고 소리를 질렀다. 몸싸움도 벌어졌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뜯어말려야 했다.

이들은 "기자들이 공정한 방송, 보도를 하면 상관없는데 다들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50대 남성은 소란스러운 현장을 지나가며 "온 나라가 전염병 때문에 난린데 뭐 하는 짓들이냐. 교회 다닌다는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이야"라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인근에 살고 있다는 한 여성은 "요새는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예배를 본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여기는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우리 동네까지 전염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교회 안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유튜브에서 본 예배 영상과 골목에서 눈으로 본 사람의 수만 따져봐도 '신도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 예배를 봐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이 빼곡히 앉아 예배를 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실제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신도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예배를 보는 모습이 목격됐다. 교회 바깥에는 실내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야외 예배를 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23일)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위해 정부와 전 국민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회에서 '예배 훼손' '종교의 자유 침해' 등을 내세우며 예배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과연 이런 종교를 아름답다고 볼까, 신이 있다면 과연 이러한 모습에 흡족해 할까, 현장에 머물면서 착잡한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K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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