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신천지 같은 집단 감염 잡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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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같은 집단 감염 잡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뿐"

이원영
기사승인 : 2020-03-18 08:50:57
이주혁 전문의 한국의 방역 현황 평가
"선별 진료소 개념은 세계에서 유일"
"방역 성공 밑바탕엔 민주주의 역량"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맞아 온라인 상에서 활발한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이주혁 의사는 "한국의 선별진료소 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방역 장치"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관련 뉴스가 넘쳐날 때 이 씨는 가짜뉴스를 즉각 분별하는가 하면, 바이러스의 실체, 방역 현황, 한국의 상황과 세계적 추세 비교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전문가적 논평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개진하면서 언론과 독자들의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씨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현재는 성형외과 전문의다.

이 씨는 "신천지 같은 집단 감염 사태가 터졌을 때 이를 한국처럼 방역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진단 의학 관련 테크놀로지, 자본, 시설, 의료 장비 등의 산업적 역량과 스케일, 의료인들의 수준 등이 한국처럼 모두 갖춰져 있는 나라는 드물다"다고 평가했다.

이 씨는 이어 '대만이나 싱가포르처럼 해야지 한국은 자화자찬이나 하고 있다'는 H의사의 비판론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각국과 한국의 방역 현황을 비교하며 반박했다. 다음은 이 씨의 글 전문. 
▲이주혁 성형외과 전문의. [페이스북 캡처]

"대만이나 싱가포르처럼 해야 그게 진짜 칭찬받는 거지, 한국은 그저 자화자찬이나 하고 앉았다" 라고 누가 주장하길래, 그럼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했는지 한번 나름대로 정리, 비교해 보려 한다.

전염병 대처의 3요소를 나름 정리한다면 1. 검사(test) 2. 추적/격리(trace/quarantine) 3. 치료(treat)라 하겠다.

지금 이 3 단계를 전부 제대로 하고 있는 나라가 몇 개 없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정도인 것같다. 그 외의 나라들은 그렇게 못한다.

1) 중국은 완전히 강압적인 지역봉쇄를 택했다. 우한시를 아예 물샐틈 없이 봉쇄했으니.시진핑 정부는 병상도 부족한 우한 시민들을 꺼내서 살릴 생각을 하기보단, 극단적인 격리를 통해 사실상 이 지역의 '치료'를 포기한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 표현해야 하나. 이런 걸 단행할 수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그래도 그것이 효과를 보았다고는 할 수 있다.

애초부터 이 모든 난리는, 우한시가 경제 성장과 인구 밀집에 비해 의료 기관, 의료인 수는 형편없이 부족했다는 점과 초기의 환자 보고를 당국이 무시하였다는 데 기인한다.

그러니 중국식 사회주의, 관료주의의 가장 취약한 허점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에 노출된 것이다.

2) 싱가포르는 우한 감염 사태가 알려지자 3일 후 우한발 여행객을 가려내 격리하기 시작하고 1번 확진자가 생기자 즉각 우한발 여객기 취항을 금지했다. 싱가포르가 코로나 대처 성적이 좋은 이유는 공중 위생에 대한 시민의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평소에 그게 몸에 배어 있다. 그리고 정부의 지침에 시민들이 굉장히 잘 따르는 편이다. 그리고 의료 수준도 높다.

즉 빠른 격리와 수준 높은 의료, 시민의식과 위생 관념 등이 모두 제대로 작용한 게 주효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싱가포르도 외부 유입 환자들이 늘어나서 당국이 초긴장 상태라 한다)

3) 대만도 비슷한데,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관 다르게 대만은 단호하게 중국봉쇄를 하지 못했다. 1월 21일 1번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우한발 항공운항을 금지시켰을 뿐이고 3주가 지나서야 운항금지 노선을 확대시킨 것이다.

그래도 베이징 상하이 청두 샤먼 등은 계속 운항을 허가했다. 그리고 사회적 격리 조치를 엄격하게 했고 위반 시 혹독한 벌금을 매겼다.

4) 일본은 노령국가라, 어차피 노인성 폐렴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월 1만 명은 되는데 거기다 코로나 그까짓걸로 죽는 숫자 얹어봤자 티나 나겠는가, 굳이 그런 거 자꾸 검사해서 혼란만 가중시킬 필요 없다라는 식이다.

그 누구도 이 사태에서 그런 식으로 하는 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진짜 일본은 이상한 나라다.

5) 한국 차례인가.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BBC 방송에서 인터뷰하면서 얘기한 부분이 한국 방역의 특성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개방성, 투명성, 국민과의 공유, 전산화된 시스템과 우수한 의료 수준.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키워드다. 싸움이란 건 한마디로 많이 해 본 사람이 잘 한다는 말처럼, 한국은 메르스 때 이미 지독한 경험을 겪었고 그때 지리멸렬하게 당했던 게 아프게 기억으로 남아 민과 관 모두가, 이미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첫째 한국의 방역에서 가장 최전선은 '선별 진료소'다. 유럽이 저토록 당하고 있는 이유는 선별 진료소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병원 앞에 텐트나 컨테이너 갖다놓고 하는 거, 뭐 대단하냐 생각들 할 것이다. 그런데 저거야 말로 방역의 핵심이다.

유럽에는 아예 저런 게 없다. 미국에도 없다.예컨대 코로나 의심 환자가 오면 X-ray를 찍어야 할 텐데, 어디서 찍을 껀가? 그거 찍었다 치자, 그런 그 검사실 1시간 넘게 못 돌린다. 소독하느라고. 그리고 그동안 환자가 수납하고 뭐하고 왔다갔다 하는 동안 병원은 아예 감염의 허브가 돼 버린다.

'선별 진료소'란 개념은 곧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란 가지를 치고 더 진화했다. 이러한 한국의 대처가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은 그런 거 아예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에서는 "그까짓거 뭐라고 아무나 생각할 수 있는거…"라고 폄하하는가보다. 한국의 선별진료소와 드라이브스루는, 전쟁으로 따지자면 다들 참호 파고 요새 구축하는 동안 별안간 기갑 부대가 우회해서 후방을 쳐버리는, 그런 거랑 같다.

아예 전술적으로 너무나 앞서 있어서 다른 나라들에선 그냥 쳐다보면서 "와˜" 이러고 있는 거다. 한국이 감염병 방역에 있어 다른 나라들과 차원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봉쇄 전략으로 나갔다.싱가포르, 홍콩은 경제 시스템이 워낙 작은 도시 국가들이라서 격리와 차단이 단순하니 비교 대상이 못 된다.

대만은 전염병 대유행의 경험이 있고 의료 수준도 높고 시민 참여의식도 강해 한국과 좋은 비교대상인데 아마 '신천지 사태'가 없었다면 감염률과 사망률 등이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데 신천지 사태의 발발이, 오히려 한국의 방역 역량에 대한, 그 최대 역량을 시험하는 그런 시험대가 돼 버렸다. 한국의 방역 당국과 감염병 의료진은 자고 일어나면 늘어 있는 환자들에 대해 끊임없이 검사하고 추적하고 격리하고 치료하기 시작했다.

거의 몸을 갈아 넣는 수준이었다. 한국은 지금까지 26만 회가 넘는 검사를 했다. 테스트에 필요한 장비들의 생산력이 뒷받침되고 의료 병상과 의료 물자, 의료 및 방역 인력 등이 모두 뒷받침 돼야만 가능했던 일이다.

세계의 어떤 나라도 한국처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못한다. 신천지같은 게 터졌을 때, 그걸 진화하고 방역의 모든 단계를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몇 주를 지속해 왔다는 것, 이런 걸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모두 한국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처럼 못해"이러고 있다. 온 세상이 다 한국, 한국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진단 의학 관련 테크놀로지, 자본, 시설, 의료 장비 등의 산업적 역량과 스케일, 의료인들의 수준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나라는 드물다.

이 모든 것에 우선하여, 우리의 민주주의가 중심에서 그 힘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코로나 사태에서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조기 진단을 위해, 검사 시스템을 당국은 신속히 승인했고 테스트에 필요한 장비들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경 봉쇄와 지역 차단이 아닌, 민주적 가치에 충실하고 있다. 정부는 군림하려 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 하였다. 국민이 그렇게 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이 "너희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한국의 민주주의 때문이라 말해야 할 것이다.

옛날, 이승만 정부 치하에 치러진 자유당의 지독한 부정 선거를 본 한 외신 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쓰레기통 속에서 장미가 피길 기대하는 격"이란 굴욕적인 글을 남겼다. 60년이 지난 지금, 외신 기자들은 아마도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한국만큼 해내려면, 황무지에서 장미가 필 만큼의 기적이 있어야 할걸."

KPI뉴스 /정리=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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