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홍콩처럼 공매도 가능 종목을 일정 기준에 따라 지정하는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 제도를 추진 가능한 방안으로 결론짓고 도입 여부를 금융위와 협의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하락 시 하락폭을 키우는 효과를 내는데, '개미'들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기관 등 '큰손'들이 공매도를 이용해 위험을 회피하고 손쉽게 차익을 볼 때 이를 거의 이용할 수 없는 '개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폐지 주장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홍콩식 공매도 제도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금감원은 해외 사례를 검토했고 시총 등 규모별로 공매도 가능종목을 지정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가장 높다고 결론 지었다.
중·소형주는 대형주와 비교해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고 공매도 제한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대적으로 작아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를 추진해 볼 수 있다는 것.
금감원은 코스피·코스닥 시장별로 공매도 가능종목을 지정하는 방안과 업종별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장 불균형이 우려되고 국내 주식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효율성을 저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 개선 검토안을 금융위에 전달했고 협의하고 있는데 정책 결정 사안이다 보니 금융위가 최종 판단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은 시총이 30억홍콩달러(약 4700억 원) 이상이면서 12개월 시총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종목으로 지정했다. 홍콩거래소가 수시로 지정 종목을 점검하고 변경한다.
홍콩의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 제도는 공매도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거나 가격조작이 상대적으로 쉬운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1994년 17개 시범종목을 시작으로 2001년 홍콩거래소 규정에 세부요건이 만들어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에 공매도 정책의 초점을 맞춰온 만큼 홍콩식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 제도 도입에는 아직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편이다.
홍콩 외에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 제도를 도입한 곳이 없어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또 제도를 도입할 경우 주식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효율성이 저하되고 자칫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매도는 하락장에서 증시 유동성을 높이고 제 가격을 빠르게 찾아주는 순기능이 있어서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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