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대책' 이후 중개업소 전화문의 늘어…집값 상승폭도↑
"규제만으로는 풍선효과 못 막아…수요 충족시킬 공급 필요"
'2·20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마자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다음 급등 후보지로 쏠리고 있다. 정부는 고강도 규제인 '12·16 대책' 이후 두 달 만에 '2·20 대책'을 내놓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과열 양상 시 핀셋 규제로 투기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또 다른 '타깃'을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 중이다. 저금리에 유동자금이 넘치는 상황에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처럼 묶인 후보지가 우후죽순 나오는 이유다. 이를테면 안시성(안산·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오동평(오산·동탄·평택), 구광화(구리·광명·화성) 등이다.
시선은 단연 교통 및 개발호재가 있는 비규제지역으로 모아진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20 대책 발표 직후 경기권 일부 중개업소들에 매물을 찾는 상담전화가 몰렸다. 안산시 단원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2·20 대책 이후 확실히 전화문의가 늘었다"며 "대부분 소사~원시선 라인인 선부역과 성포역 등 신안산선 예정지 인근 매물을 찾거나 시세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제2경인선 연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고, 대곡소사선 등 교통 호재로 집값 상승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있어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간 저평가된 동탄1신도시가 최근 많이 올랐고, 매물 문의도 늘었다"면서 "투자로 들어가는 것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인 동탄2신도시와 달리 동탄1신도시는 부동산 비규제 지역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소재 중개업소 대표는 "인천 서구쪽으로는 규제가 아직 없고, 청라는 한참 안오르다가 1~2년 사이에 2억 씩은 기본적으로 다 올랐다"면서 "특히 주변 새 아파트들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상승 분위기가 검암 쪽, 신도시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검단도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분양이 대부분 완판됐다"고 말했다.
실제 집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안산은 이번주 집값 상승률이 0.43%로 전주(0.33%)보다 0.10%포인트 올랐다. 시흥(0.37%→0.54%), 화성(0.82%→1.07%) 등도 상승폭을 계속 키우고 있다. 인천시는 2월 들어 0.07%(3일), 0.11%(10일), 0.30%(17일), 0.40%(24일) 등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인천 연수구(1.06%)는 교통 호재(GTX-B)와 신규 분양 기대감으로, 부평구(0.25%)는 산곡동 등 7호선 연장 예정지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심지어 대전·세종 등 지방도 과열 양상을 보인다. 2·20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이 점쳐졌던 대전시는 0.75% 상승률을 기록해 전주(0.53%)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대전 서구는 전주보다 1.20% 올랐다. 대전 서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둔산이나 유성쪽은 이미 투자가 많이 들어와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무래도 수도권을 규제하다보니 서울이나 세종이 가까운 대전도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난 20일 "대전의 경우 서구·유성구·중구 중심으로 과열돼 있는데, 이처럼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7일 국토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어디든 투기 조짐이 보이면 투기를 잡는 확실한 조치를 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수도권 과열 지역과 대전 등지에 향후 추가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규제만으로는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번 조정대상지역 대상에서 제외된 용인, 성남뿐만 아니라 구리, 인천 등 지역들도 풍선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이 점쳐진다"며 "여전히 시장에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부동산은 언제가는 오른다는 학습효과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지금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투자를 할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산업이나 자영업 쪽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그쪽은 승산이 없으니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는 형태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모든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순 없다"면서 "시장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도 미분양이나 공급과잉 우려가 덜한 지역 중 교통망 확충이나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로 유동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다"면서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집값 풍선효과를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 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수도권 주택 30만가구 공급 계획을 조기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서울 사람들은 그 지역으로 잘 안 간다"면서 "물론 효과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향후 생겨나는 풍선효과를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향과 층수규제 폐지 등 수요 욕구가 꾸준히 들끓는 지역에 지속적이며 집중적으로 공급을 대량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형 교수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수준에 대한 욕구도 높아졌기 때문에, 욕구에 맞는 수준의 주택을 공급해야만 수요를 잠재울 수 있다"면서 "시장의 원리를 좀 더 존중해 서울의 경우 어느 정도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 등을 통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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