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러다 가게 망하겠어요" 중국 음식점 업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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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가게 망하겠어요" 중국 음식점 업주들 한숨

김형환
기사승인 : 2020-01-31 10:08:16
평소 붐비던 건대 양꼬치 거리 한산
"중국음식, 중국인 왠지 좀 꺼려져"
전문가 "음식은 바이러스 안 옮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유행으로 중국음식 관련 괴담이 퍼지면서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 30일 오후, 사람이 보이지 않는 서울시 광진구 자양4동 건대 양꼬치 거리 [김형환 기자]


자양4동에 위치한 일명 '건대 양꼬치 골목'엔 유명한 중국요리 전문점들이 밀집해있다. 꾸준히 사람들이 찾던 양꼬치 골목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후폭풍이다.

지난 29일 오후, 길거리에서 장사를 준비하고 있는 업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상한 바이러스 때문에 장사 망하게 생겼어요. 설 명절까지는 그래도 사람이 꽤 있었는데 지난 27일부터 사람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어제는 손님을 한 테이블도 받지 못했습니다." 양꼬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동포 김성도(31) 씨의 한숨이 깊었다.

김 씨는 "나는 중국 안 간지 거의 2년도 넘었다. 이 골목에서 장사하는 중국동포들 대부분이 중국에 가지 않은지 몇 년씩 되었다"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김 씨는 최근 돌고 있는 중국 먹거리 괴담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눈치였다. "재료는 납품업체에서 받는다. 양고기는 호주나 뉴질랜드산이고 채소류들은 모두 근처 시장에서 공수한다"며 음식과 바이러스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호소했다.

근처 중국 전통요리 전문점을 운영 중인 이모(42) 씨도 "이상한 소문 때문에 장사 망하게 생겼다. 중국 안 간지도 오래고 재료도 한국산이 대다수"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업주들의 억울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꺼림칙하다는 눈치다. 건국대에 재학생 박모(22) 씨는 "평소 마라탕을 너무 좋아하는데 코로나 유행 이후 가지 않았다"며 "중국 음식점이나 중국인이 있다면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중국 음식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게시물을 봤다"며 "당분간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자양동에 거주 중인 박모(26) 씨는 "(사람들이 중국 음식점을 꺼리는 것에 대해)한편으로 안타까운데 한편으로 이해가 간다"고 했다. 박 씨는 "이 바이러스도 (중국인들이)야생동물을 먹어서 생겼다고 알고 있다"며 "이러한 식습관이 사라진다면 중국인에 대한 정서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최근 커뮤니티와 SNS에 돌고 있는 중국 보이콧 관련 로고 [뉴시스]


실제 높아지고 있는 반중정서는 중국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승차거부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중국인 손님을 거절하는 성형외과나 호텔도 늘어나고 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잡혀있던 중국인 예약을 연기했다.

배달업계도 이에 동참했다. 배민라이더스 노조는 "유명 관광지나 중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배달을 보내지말거나, 보낼 경우 위험수당을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중국 식재료 관련 괴담 역시 중국인들의 생업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나 식재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괴담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을 통한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중국산 김치가 제조되고 실려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든다"며 "그 기간 동안 바이러스 생존 가능성이 낮다"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도 "축산물은 현재도 중국산은 반입하지도 않고 있다"며 "중국산 농산물에도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만나본 중국음식점 업주들은 한결같이 억울함을 표현했다. 김성도 씨는 "위챗(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에 '중국인 출입금지' 사진이나 반중과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온다"며 "반중정서를 이용해 중국인을 깎아내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억울함을 표현했다.

"우리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 욕하면 억울해요." 중국식료품점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서툰 한국어로 본인의 억울한 마음을 표현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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