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액은 에칭가스 보다 훨씬 쓰임새 많아…관련 업계 한숨 돌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용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에 대한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는 화학소재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에 우리나라에 대한 불산액 수출을 허가해줬다.
이로써 당초 규제 품목이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허가가 모두 열린 셈이다. 3개 품목은 △ 포토레지스트(PR) △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다.
특히 이번에 수출허가된 액체 불화수소는 기체 불화수소보다 쓰임새가 많을 뿐더러 반도체 기판에 일정한 모양을 새기거나 불순물을 세척할 때 다량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로서는 제품 생산에 훨씬 민감한 소재다.
이번 허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 7월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주문한 물량 가운데 서류보완을 이유로 반려된 일부에 대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허가가 19일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의 2차 양자협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일본의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통상 특별한 이유 없이 허가를 무작정 미룰 경우 부당한 '수출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 과정은 원칙적으로 '90일'로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수출 허가를 너무 미루면 한국 측의 제소에 따라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그동안 우리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해왔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트) 11조 1항에는 WTO 회원국은 수출에 대해 금지 또는 수량제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적혀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이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공정에 투입해 시험 가동하는 등 국산화 작업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번에 수출 승인을 받은 스텔라케미파는 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시행된 3분기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88% 급감하는 등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인 액체 불화수소까지 반입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국내 업계는 이번 일을 호재로 평가했다. 그러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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