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홈플러스 디스戰 업계 '황당'...자가당착 마케팅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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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디스戰 업계 '황당'...자가당착 마케팅 '빈축'

남경식
기사승인 : 2019-11-11 16:13:50
배송차량에 경쟁사 겨냥 공격적 문구 기입
기자간담회서도 경쟁사 사업 모델 비판
유통업계 "홈플러스 어필 의아해"
"신선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저 멀리 창고에서 박스째 날아온 것과 집 근처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정성껏 담아드리는 신선함이 과연 비교가 될까요?"

홈플러스가 최근 배송 차량에 새긴 문구다. 경쟁사를 겨냥한 공격적인 메시지다. '창고에서 박스째 날아온'이라는 수식어를 보면 쿠팡의 '로켓배송'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넓게 보면 물류센터를 통한 새벽배송을 선보이고 있는 마켓컬리, SSG닷컴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집 근처 마트에서 담아드리는' 것이 아닌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배송되는 식품은 신선하지 않다고 '디스'한 셈이다.

▲ 홈플러스 배송 차량에 "저 멀리 창고에서 박스째 날아온 것과 집 근처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정성껏 담아드리는 신선함이 과연 비교가 될까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남경식 기자]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쿠팡,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을 디스하기도 했다.

그는 쿠팡,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격 파괴 전략에 대해 "규모가 더해지면 운영 효율이 나는 모델인지 묻고 싶다"며 "그렇지 않다면 가격 경쟁 싸움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객은 그 후생을 언제까지 누릴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초저가 공세가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라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업계는 최근 이어진 홈플러스 측의 수위 높은 발언들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지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식품 중에는 산지에서 직송되는 것도 있지만, 물류센터를 거쳐 점포로 오는 것도 다수"라며 "그런 경우 식품이 고객에게 배송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경쟁사가 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곧바로 배송될 때보다 더 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 기업마다 사업 구조에 차이가 있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뭐가 더 우월하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이 7월 25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의 경쟁사 디스는 역설적으로 홈플러스의 위기를 보여준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8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6% 줄었다. 매출은 7조6598억 원으로 전년보다 3.7% 감소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절반 넘게 줄었을 뿐 아니라 매출도 역성장했다.

홈플러스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기존 경쟁사들과 달리 새벽배송에 발조차 못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을 분사해 만든 SSG닷컴을 설립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마트는 계열사인 롯데슈퍼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롯데프레시센터'를 통해 새벽배송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식품 온라인 사업 TF를 신설하고 온라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신선식품 구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KANTAR)가 발표한 '최근 3년 국내 신선식품 유통채널 변화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선식품 구매액은 2년 전 대비 6.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온라인 채널 성장률은 60.0%에 달했다. 공산품 위주였던 온라인 쇼핑이 신선식품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 홈플러스에서 점포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풀필먼트센터 내부 전경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탓에 새벽배송을 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홈플러스가 '신선 전문가'라 새벽배송을 하는 업체들보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가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일부 발언에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 당시 임 사장은 "많은 경쟁사들이 신선식품을 한다는데 콜드체인 체계가 있어야 한다"며 "홈플러스는 유일하게 배송 차량에 냉동/냉장/상온으로 구분된 3실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온라인몰 배송 경쟁력을 알리는 연출물을 게시했다는 요지의 11일자 보도자료에서도 "업계 유일하게 냉장/냉동/상온 '3실'시스템을 갖춘 신선 배송"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3실 배송 차량을 운영한 사례는 홈플러스 외 다른 곳도 있었다. 홈플러스의 주장이 거짓인 셈.

3실 배송 차량을 운영한 해당 업체는 "홈플러스가 유일하게 3실 배송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다"며 "3실 배송을 해오다, 상온 상품은 냉장칸에 실어도 문제가 없어 현재는 냉장/냉동 2실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 신선식품 배송은 냉장/냉동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며 일반적"이라며 "홈플러스에서 3실 차량을 자랑하는 것은 상당히 의아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배송 차량의 문구는 신선 상품의 상온 노출 시간을 최소화 하고 있는 점포 기반 배송의 장점을 어필한 것"이라며 "새벽배송의 경우 이르면 새벽 1시면 물건이 문 앞에 배송돼 길게는 5~6시간 상온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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