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향후 상황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기존 스탠스 유지할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세 번째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국 금리정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7월과 9월에 이어 정책금리를 세 번 연속 내리면서 넉 달 전 2.25%였던 금리 하단은 1.50%까지 떨어졌다.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확장세를 지속하기 위한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다. 그러나 동시에 향후 금리 동결 시그널도 담겨 있다. 국내 통화정책에 우호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와 '비둘기' 신호 중첩된 미국 금리 인하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는 '매파적(Hawkish)' 신호와 '비둘기파적(Dovish)' 신호를 모두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파와 비둘기파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어떤 현상에 대해 상반된 성향을 가진 정책입안자를 가리킨다. 매파는 강경파, 비둘기파는 온건파를 주로 지칭한다.
통화 정책의 관점에서는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책무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매파와 비둘기로 나뉜다.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긴축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려는 입장이 매파, 경제성장세 확대 및 유지 필요성에 역점을 두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고자 하는 입장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즉, 매파는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반면 비둘기파는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금리 인하 직후 내놓은 연준의 성명서는 다소 매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성명서까지 있던 '경기 확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will 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the expansion)'이라는 기존 표현이 삭제된 것이 매파적 신호로 풀이된다. 해당 문구는 '향후 적절한 정책금리 경로를 평가할 때 새롭게 입수되는 데이터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의미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will continue to monitor the implications of incoming information for the economic outlook as it assesses the appropriate path of the target range)'이라는 내용으로 대체됐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결정과 관련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지만, 새로이 입수되는 정보가 유지되는 한 현재의 완화적 정책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의 주된 배경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폭 상승할 위험이 있을 때"라면서 "지금 인플레이션은 2%를 하회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하락하거나 크게 변동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동결 기조 유지할 것"…한국 통화정책 영향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정책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 "경제성장 흐름을 확인하면서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FOMC의 통화정책결정문 문구는 중립적"이라면서 "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할 것이며 인상할 것이 아니라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통화정책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미국이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그널은 국내 통화정책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모멘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한미 금리격차를 고려한다면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금리를 인하하면 역전 폭이 커지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이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면 국내 통화정책을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통화정책은 일시적인 인하보다는 향후 통화정책 기조가 어떤가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한은 금리 인하의 효과와 상장세 흐름 등을 상당 시간 지켜본 뒤 금리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이번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우리의 정책적 여력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경기가 어렵고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자본 유출 등이 발생해 외환시장에서 혼란에 올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낮추면 우리도 안심하고 내릴 수 있는 국내 정책적 여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일형, 임지원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당시 한은은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통해 향후 금리정책 방향성에 대해서 7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연준의 정책금리 방향이 유일한 고려 사안은 아니고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큰 폭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연준 통화정책 결정으로 '추가적인 완화 조정 여부는 향후 상황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했던 기존의 스탠스를 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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