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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갇힌 대한민국, '상속사회' 진입하다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19-10-11 09:51:27
"집값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박근혜 정부의 2배
토마 피케티의 '불평등 공식', 한국에선 아파트가 주도하는 흐름
▲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뛰고 있다.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정병혁 기자]

대한민국 아파트는 미스터리다. 경제성장률은 바닥을 기고, 소비자물가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데 아파트 가격만은 예외다.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대체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집은, 아파트는 이제 한국 사회를 가르는 기준이자, 장벽이다. 빈부격차, 세대격차가 아파트를 기준으로 갈려 점점 더 벌어진다.

무주택 서민, 특히 청년 세대에게 서울지역 아파트는 이미 '그림의 떡'이다. 증여나 상속이 아니고선 제 능력으로는 가질 수 없다. 아파트가 세습자본주의, 상속사회를 가속화하는, 불평등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뛰는 아파트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여간 집값을 잡으려 애썼다. "빚 내서 집 사라"던, 박근혜 정부 정책을 폐기처분하고 그 폐해를 줄이려 했다. "사는 집 말고는 팔라"고 독려하고,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갭투자 같은 투기수요를 잡으려 했다.

그래서 아파트값이 잡혔을까. 전국적으로 보면 그렇지만 서울은 아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보다 더 뛰었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이라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모습에 '부동산불패신화'는 더 강화되고 말았다.

서울 강남 아파트 20년새 3.7배로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중 아파트매매가격지수로 계산해봤다. 박근혜 정부 4년간 아파트 가격(2013년1월과 2017년5월 비교)은 전국적으로는 9.8%, 서울은 10.2% 뛰었다. 서울 강북은 8.4%, 강남은 11.7% 올랐다. "빚 내서 집 사라"고, 한국은행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계속 끌어내리고, LTV(담보인정비율)·DTI(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 같은 주택금융 규제 빗장을 확 풀어버린 결과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집값을 잡겠다던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 2년여새(2017년5월과 2019년9월 비교) 전국적으로는 3% 상승에 그쳤으나 서울 전체는 19.7%, 서울 강남은 20.8% 뛰었다. 박근혜 정부 4년에 비해 상승률이 두 배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정책으로 강화된 악순환의 고리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말했다. 그럼 정반대의 문재인 정부 정책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인가.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집값은 못잡는다"는, 반복되는 학습효과와 "문재인 정부 임기도 2년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인식이 정책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전 국       서 울    서울 강북   서울 강남
김대중 정부(98년1월과 03년1월 비교)       34.7       56        29.6      72.4
노무현 정부(03년1월과 08년1월 비교)        34.5       56.1       39.5      67.5
이명박 정부(08년1월과 13년1월 비교)       16.2       -2.7         1.9       -6
박근혜 정부(13년1월과 17년5월 비교)        9.8       10.2         8.4       11.6
문재인 정부(17년5월과 19년9월 비교)        3        19.7         18.4      20.7
자료: KB국민은행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사실 지난 20년간 아파트는 '부동산불패신화'의 역사였다. 1998년1월과 비교해 2019년9월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139%, 즉 2.39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59% 상승에 그쳤다. 특히 서울 지역은 214% 올랐는데 강북 136.6%, 강남 266%로, 강남의 상승률이 강북의 두 배였다.

불가능해진 '내집 마련의 꿈'

서민과 청년 세대에게 내집 마련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되어버렸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아파트 PIR'(소득 대비 집값 비율)는 2017년 2분기 16.4에서 올해 2분기 21.1로 높아졌다.

PIR가 21.1이라는 것은 21.1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21.1도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이라서 그 정도이지,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한정하면 PIR는 48.7로 확 늘어난다. 21년이든 48년여든 실현 불가능한 꿈이기는 마찬가지다.

▲ 김상훈 의원실

▲ 2014년 국내 출간된 <21세기 자본>. 경제석학 폴 크루그먼은 "불평등에 대한 훌륭하고 압도적인 고찰"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마르크스 보다 크다"(Bigger than Marx)고 호평했다.


아파트, 불평등을 촉진하다

서울 아파트값의 고공행진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불평등 공식'을 떠올리게 한다. '자본수익률(r)은 경제성장률(g)보다 항상 높다.' 2014년 세계 경제학계를 휩쓴 '피케티 이론'의 핵심이다.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이 같은 부등식 r 〉g로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초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본이 스스로 증식해 얻는 소득 증가율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 증가율보다 항상 높기 때문에 소득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임대료나 배당처럼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에서 얻는 불로소득이 땀 흘려 벌어들이는 임금을 늘 앞질러 불평등이 심해진다는 얘기다.

피케티의 역사적인 발견, r 〉g는 자본주의 세상이 '세습자본주의'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섬뜩한 경고다. 자본이 쌓여갈수록 양극화는 심해지고 그런 세상에선 재능이나 노력보다 태생이 개인의 삶을 결정짓게 된다. 한국 사회에선 이런 자본수익률에 아파트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부동산자본인 아파트가 자본수익률을 끌어올리며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21세기 자본>은 평가가 엇갈리는 저술이기는 하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석학 폴 크루그먼은 "불평등에 대한 훌륭하고 압도적인 고찰"이라며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경제서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자본 소득을 저하시키거나 한계를 짓는 요인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r 〉g를 반박하기는 어렵다. 단순해보이지만 이 부등식은 피케티가 15년간 20여 나라의 300년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단단한 결과물이다. 피케티는 저서에서 "오랜 기간 r이 g보다 실제로 더 높았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에 자본수익률이 항상 생산(그리고 소득) 성장률보다 적어도 10∼20배 높았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썼다.

"집값 부양? 후손들 소득 빼앗아오는 짓"

박근혜 정부 시절 "빚 내서 집 사라"는, 부동산 중심 단기부양책은 한국경제에 위험천만한 독이었다. 그때 잡힌 흐름이 지금의 결과를 만든 것이다. 건설부 장관, 한은 총재를 지낸 경제석학 박승은 인위적 집값 부양에 대해 "후손들의 소득을 빼앗아오는 짓이며 국가 불행을 키우는 일"이라고 늘 걱정했다. 그 우려가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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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기자
류순열 기자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좇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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