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고문 맡은 뒤 '남산 3억' 수사 집중할 듯

3월 물러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는 부회장직을 신설해 위 행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신한금융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3월 임기를 마친 위 행장을 신한지주 이사회 사내이사에 선임한 뒤 부회장에 임명하는 방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논의된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이날 한 관계자는 “이미 끝난 얘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등 안팎의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직 신설안에 대해 위인설관(爲人設官)이자 ‘옥상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터였다. 위 행장은 안그래도 ‘남산 3억원’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남산 3억원 사건은 2008년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이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의 지시로 서울 남산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 측근에게 비자금 3억원을 건넨 사건이다. 위 행장이 작년말 연임에 실패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 사건에 대한 위 행장의 위증 혐의가 밝혀질 경우 향후 신한금융 경영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이유로 금융당국이 위 행장을 위한 부회장직 신설안에 대해 표나게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인 만큼 법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개입할 수 없다”며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은행의 지배구조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지키는 게 이사진의 역할”이라며 넌지시 비판적 속내를 내비쳤다. 신한금융으로선 이런 상황에서 전임 은행장을 새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위 행장은 은행장에서 물러난 뒤 신한은행 고문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검찰 수사에 집중한 뒤 내년 초 본격화할 신한지주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주재성 전 사외이사가 KB국민은행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인 박병대 사외이사도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커 최대 두 자리를 새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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