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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유튜브 타고 회오리 일으키는 '가짜뉴스'

김이현
기사승인 : 2018-11-03 14:30:37
'태블릿PC 조작', '난민 세금 지원설' 등 가짜뉴스 난무
'문재인 중병설'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90만 육박
시청자 편향 가중시키고 광고수익 얻는 일석이조 효과

가짜뉴스 전성시대다.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미국 대선 때부터다.  

▲ [셔터스톡 이미지]


비슷한 시기, '가짜뉴스'가 한국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탄핵 국면 당시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조작됐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횡행했다. 이듬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사전투표 때 문재인 표가 아닌 게 문재인 표로 분류되는 걸 봤다는 사람이 많은데 선관위에서 제대로 조사도 안 했다'는 가짜뉴스가 확산됐다.

세계신문협회는 지난해 가장 주목해야 할 저널리즘 이슈로 '가짜뉴스(fake news)의 확산'을 선정했다. 경찰은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실제 언론 보도처럼 보이도록 가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유포되는 정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도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한다.

 

▲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뉴시스] 


최근 유포되는 가짜뉴스는 기성 언론의 뉴스 형태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전문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사실 구분이 어렵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달 21~27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모바일 동영상 정보에 대한 사실 판단 능력' 질문에는 응답자의 93.2%가 자신을 '보통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유튜브에서 이슈가 된 동영상에 대한 허위정보 여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정답률은 58.5%에 그쳤다. 이런 가짜뉴스는 유튜브와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빠르게 확산된다.


특히 이러한 가짜뉴스는 국가적 재난이나 선거기간, 정치·사회적 이슈가 첨예할 때 급속도로 전파된다. 지난해 8월 한국언론재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대통령 선거 투표자 중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정보를 접했다는 응답자는 65%였다. 가짜뉴스 의심 정보를 접한 곳으로는 '카카오톡·문자 메시지'와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가 각각 29%로 가장 많았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 24%, '유튜브 같은 팟캐스트 사이트'17%였다.

2014년부터 SNS상에 나돌던 '문재인 금괴 은닉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까지 거론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금괴 200t을 빼돌렸다는 내용이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약 104t이지만, 문재인 의원이 2배가량을 땅에 묻어놨기에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언급돼 있다.

지난 6월 제주 예멘 난민이 이슈가 됐을 때는 '우리 정부가 예멘 난민 1인당 세금 138만원을 지원한다'거나 '무슬림 난민을 수용하면 성범죄가 증가한다'는 등의 정보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됐지만 이 역시 사실무근이었다.

 

▲ 지난 9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남긴 방명록을 두고 가짜뉴스가 돌자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고(故)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 장례식에 참석한 뒤 호찌민 전 주석의 거소를 찾아 방명록에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진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김정은에 대해 쓴 글'이라는 식의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다.

이런 가짜뉴스는 유튜브 영상과 결합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시청이 가능한 유튜브의 영향력이 늘어나면서다. 특히 보수 성향이 짙고 다른 매체에 비해 유튜브 이용을 선호하는 60대 이상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태평TV'(구독자 4만2000여명)를 운영하는 김일선씨는 영상에서 '문재인의 부산 문현동 금도굴사건'의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정충제씨와 함께 "문현동에 유골 1000여구와 금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관련 자료를 직접 설명하며 자신의 경험담임을 강조했다. '신의 한수'(구독자 25만명)의 신혜식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A4용지를 들고 임했다는 점,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고혈압을 앓았던 것과 치아 10개가 빠졌었다는 점을 근거로 문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했다.

 

▲ 문재인 중병설이 언급된 유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엄마방송'(구독자 8만명) 주옥순 대표도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연기하자 '중병설'을 언급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까지 90만에 육박했으며, '가짜 대통령'이라거나 '진실을 밝히고 물러나라'는 등의 댓글이 달려있다.

이 밖에도 '19대 대선 부정선거설(투표용지 2종류)' '정부·여당, 개헌안으로 고려연방제 추진설', '북한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지령설' 등 다양한 영상들이 유튜브에 업로드돼 있다. 이들 영상에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출연해 근거를 제시하면서, 시청자들의 '믿고 싶은 마음'을 '확신'으로 바꾸기도 한다. 이러한 가짜뉴스를 유포하면서 '확증편향'을 가중시켜 세력을 늘리고, 조회수에 기반한 '광고 수익'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저널리즘에게 요구되는 취재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이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면서 "기존 매체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치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이러한 소셜미디어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보면 확증편향이 더 강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좋은 의미로 보면 직접민주주의적 소통이 가능한 상황이 됐지만, 어떤 정보든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가짜뉴스를 폭넓게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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