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아파트 대신 '수소' 꽂힌 건설사들…'블루·그린·핑크' 각양각색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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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신 '수소' 꽂힌 건설사들…'블루·그린·핑크' 각양각색 청사진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3-11-20 17:42:38
기존 주력인 주택건설 분야 수익성 악화에 '사업 다각화' 모색
'블루수소' 베팅하는 한양, '그린수소' 큰 그림 그리는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현대엔지니어링은 원전 활용한 '핑크수소' 주목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 분양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수소 에너지 관련 사업 보폭을 키우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전통 사업에서 벗어나 수소 생태계와 관련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한양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한양은 지난 16일 미국 대표 산업가스 업체인 에어프로덕츠와 전남 여수지역 암모니아·수소 사업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암모니아는 생산된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데 쓰인다. 양사는 암모니아 터미널 개발, 청정 암모니아 공급, 암모니아 분해(크래킹) 설비 개발 등 광범위한 협력을 해 나갈 계획이다.

 

한양은 미래 먹거리로 '블루수소'에 베팅 중이다. 수소는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에너지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색깔을 붙여 분류하는데, 현재는 화석연료로 만든 '나쁜 수소'(그레이수소)가 대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그린수소'가 이상적이지만,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이 액화천연가스(LNG)를 개질로 활용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블루수소'다. 

 

한양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인 린데와 8억 달러(약 1조608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전남 묘도 항만재개발 부지에 8억 달러(약 1조620억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연간 8만톤 규모의 수소생산시설, 수소 혼소 열병합발전소, 탄소포집, 액화, 저장시설 등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 전남 여수 묘도에 위치한 동북아 LNG허브 터미널 조감도. [한양 제공]

 

좀더 긴 안목에서 '그린수소'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곳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5월 호주에서 일본 에너지 기업 DGA와 호주 서부에 태양광·풍력발전 단지와 그린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앞서 2021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들과 그린수소 생산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중 UAE에서는 연간 20만 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를 건설을 추진 중이다.

 

수소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옮기는 과정도 중요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일본 지요다화공건설과 수소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에 화학물질을 첨가해 이동·저장이 용이한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내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린수소 생산·공급뿐 아니라 운송·저장 등 전 과정에서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는 '핑크수소'에 힘을 기울인다. 핑크수소란 원자력 발전으로 나온 전기를 사용해서 만든 수소를 말한다. 국제적인 기준에서 원자력을 완전한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처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는 그린수소 이전 단계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분야에서는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적극적이다. 지난 4월부터 미국 초소형모듈원전(MMR) 전문기업 USNC와 손잡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3사는 5년 내 '수소 마이크로 허브'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에서 블룸에너지의 SOEC를 통해 원전 기반의 수전해 수소 생산 시스템을 구성하고 수소 생산 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MMR 관련 BOP와 설계·조달·시공(EPC) 업무를 총괄한다.

 

건설사들이 수소 사업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 다각화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많은 건설사들이 현금확보에 유리한 주택건설분야에 주력해 왔지만, 시장 침체로 요새 이익은 커녕 손실까지 우려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에너지 설비의 경우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향후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플랜트 설비를 만드는 일은 기존에 건설사들이 해 왔던 건설·토목 분야와 접점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 수소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장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열매를 맺을 단계는 아니다"라며 "지금 각 회사들의 투자와 연구개발은 '선점 전략' 측면이 있다. 나중에 시스템이 자리잡은 뒤에 후발주자가 쫓아오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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