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류 과세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한다. 종가세는 가격 기준의 과세이고, 종량세는 주류의 양 또는 주류에 함유된 알코올 분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종량세 전환을 골자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앞으로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당정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하고, 오는 7월 말 세제개편안에 포함해 국회에 제출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종량세 전환 방안으로 △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 전(全)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막걸리 외 주종은 일정 기간(예:5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고 나머지 주종은 마스터플랜을 세워 중기적으로 종량세로 개편해나가는 방식이 일단 유력하게 거론된다.
맥주 과세를 우선적으로 개편하는 건 국내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간의 과세표준이 달라 조세 중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산맥주 과세표준엔 이윤과 판매관리비 등이 포함돼있지만 수입맥주엔 빠져있다.
따라서 종량제를 도입하면 국산맥주는 세부담이 줄어 '4캔에 1만원' 시대가 열릴 수 있고, 고가 수입맥주나 수제맥주의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가 수입맥주는 세금이 늘어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생맥주의 경우 최종 소비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생맥주의 세율을 한시적으로 경감해 종량세 전환에 따른 생맥주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부 상쇄시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맥주와 함께 종량세 우선 전환 대상으로 꼽히는 막걸리는 현재 가장 낮은 5%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보고서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ℓ당 40.44원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경우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맥주만 또는 맥주와 막걸리부터 먼저 주세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신규 설비투자 등 투자 활성화,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량세 체계가 시행되면 국내 맥주 업계는 해외에서 생산되는 맥주 물량 일부를 국내로 전환하거나 신규 설비투자 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 주종을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고도주·고세율 원칙이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세 체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주종에 따라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과 고가 수입제품의 세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것을 용인해야 고도주·고세율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의 술'로 꼽히는 소주는 현행 종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도수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종량세가 적용될 경우 세금이 크게 늘어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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