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류순열 칼럼] 이재명 살린 비명계 징계하겠다는 친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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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칼럼] 이재명 살린 비명계 징계하겠다는 친명들

류순열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3-10-05 17:31:07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순간 법무장관 한동훈의 표정이 묘했다. 예상이 빗나가서일까, 쓴웃음지었다. 부결됐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방탄정당 오명을 뒤집어쓸 판이었다. 이 대표의 23일간 단식에도 방탄용 낙인이 찍혔을 것이다.

 

그러잖아도 이 대표는 스스로 '방탄 프레임'이라는 덫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터다. 그래놓고 정작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보내자 부결 투표를 요청했다. 그렇게 대국민 약속을 대놓고 지키지 않은 모양새를 자초하고 말았다. 목숨 건 단식도 빛이 바랬다.

 

이 대표는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했다. '정치검찰의 공작수사'라는 비판에 동의한다. 정적 한 명 죽이겠다고 검사 60~70명이 달라붙어 1년반 넘게 탈탈 터는 수사를 본 적 없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재명에만 매달리는 검찰정치 버려야 한다"고 했겠나.

 

그럼에도 이 대표의 부결 논리는 옹색하다. 석달전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할 때는 정치검찰의 공작수사가 아니기라도 했단 말인가. 검찰 행태는 비판하더라도 대국민 약속은 지키는 게 정답이고,정도였다. 스스로 "검사 약 60명 등 수사인력 수백 명을 동원해 2년 넘도록 300번 넘게 압수수색 하는 등 탈탈 털었지만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당당하게 "가결해달라. 법원서 심사받겠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오늘은 훨씬 빛났을 것이다.

 

검찰이 이 대표의 '비회기중 영장 청구' 요청을 무시하고 굳이 회기중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보낸 이유는 뻔한 것이다. "가결하면 민주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노림수"라는 건 의심의 여지 없다. 이 대표는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고 했지만 부결 요청은 부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걸려드는 선택일 뿐이었다. 분열도, 방탄도 막는 길은 오직 이 대표의 정면돌파 뿐이었다.

 

덫으로 걸어들어간 이 대표를 구한 건 역설적이게도 가결 투표한 소수 비명계 의원들이다. 그들의 선택으로 이 대표는 방탄국회를 벗어나 법원으로 갈 수 있었고, 거기서 '영장 기각'이란 링거를 맞고 기사회생했다. 소수 비명계 의원들이 방탄 수렁에서 이 대표를 살리고, 당을 구한 것이다.

 

거꾸로 윤석열 검찰은 궁지에 몰렸다. 1년반 탈탈 턴 수사, "증거가 차고 넘친다"던 수사의 결론이 영장 기각이다. 검사 출신 홍 시장은 "2년간 부패사건 중심에 섰던 이재명 사건이 불구속으로 결론났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라고 개탄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당을 구한 비명계 의원들은 지금 쫓기는 신세다. 친명 강성 의원들과 당원들이 속칭 '수박 색출'에 혈안이다. '수박 당도 감별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수박은 비명계를 향한 멸칭이다. '겉은 퍼런데(민주당 색깔) 속은 빨간(국민의힘 색깔) 사람들'이라는 불신의 표현이다. 당도 제로로 분류된 강성 친명 정청래 최고위원은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며 가결파 응징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들의 행태는 무도하고, 폭력적이다. 비명계 가결파가 왜 고름이고, 왜 응징돼야 하는가. 생각이 다르면 배척하고, 징계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 게 민주주의인가. 민주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민주주의를 질식케 하는 폭거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국회법은 엄연히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114조)고 자유투표를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당시 부결 투표는 당론(소속 정당의 의사)도 아니었다.

 

당장 이 무도한 폭주를 멈춰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이는 오직 이재명 대표 뿐이다. 침묵은 방조다. 이 대표 자신과 민주당, 나아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한 일이다. 당내에서조차 소통과 포용을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 전체를 품는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끝내 침묵하고 방조한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화 논란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망하는 길이다.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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