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셔터스톡
얼마 전 귀가하면서 택시를 탔었다. 그런데 기사님의 이야기가 귀에 와 닫았다. 최근 서울을 돌아다녀보면 불꺼진 상가도 많고 음식점이나 주점에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이제 사람들이 많은 곳은 병원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는 지적에서 한국경제의 현실이 느껴졌다.
이러한 우리 경제의 모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3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했고 특히 전년동기대비 설비투자는 –7.7%를 기록하였다. 전년동월대비 일자리증가분은 올해 평균치가 9만명 정도로 예상되는 데 이는 과거 30만명 수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숫자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의 급감과 고용참사 수준의 일자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10월 수출은 사실상 전산업 분야에서 감소했다. 반도체의 나홀로 약진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데 반도체 가격도 이제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 한국경제는 이제 시계(視界)제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SOC예산까지 줄이다보니 3분기 건설투자는 전년동기대비 –8.6%를 기록하였고 건설업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가 됐다. 전분기 대비 0.6%인 3분기 경제성장률에 있어서 건설업 기여도는 –0.3%포인트였다. 건설업 부진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셈이다. 집값을 잡으면서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분양이 지연되고 착공까지 미뤄지면서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있고 경제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낯선 어젠다는 임금을 올리면 소득도 증가하고 분배도 좋아진다는 유토피아 수준의 주장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연 1.5% 수준인 우리 경제 내에서 최저임금은 2년 누적 29%가 인상됐다. 무모한 수준의 임금인상을 시행하면서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임금을 지급하는 사장님들은 주로 자영업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장사가 안 되어 너무나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월급을 대폭 올려주라는 정부의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대기업이야 큰 문제 없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당장 힘들어지고 고용참사가 빚어졌다. 지난 9월 기준 일자리 증가폭은 전년동월대비 4.5만명 증가를 기록했다. 세금이 투입된 분야에서는 취업자가 늘었지만, 최저임금인상의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서는 18만6,000명이 감소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가진 부정적 효과가 상당한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 주력산업들이 모두 힘들어진 상황에서 미·중간 무역갈등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우리나라 주가는 코스피지수 기준 2000선 미만으로 추락하였다. 반등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11월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담 때 미중 정상의 만남이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약간 나아지고는 있지만 상황은 살얼음판이다. 중국이 신흥패권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보호무역 조치이다. 중국의 대미수출에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반제품과 부품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의 대미수출이 감소하는 경우 가장 타격이 큰 국가가 우리나라이고 이를 감지한 외국자본이 먼저 주식을 팔고 떠나는 바람에 주식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미국경제 회복 시기에 우리 경제가 경기회복에 성공하였더라면 지금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부정적 영향이 덜했을 커이지만 경기 살리기에 실패하면서 경기 둔화 시점에서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옷을 벗어야 하니 부작용은 상당하다.
현 상황 타개를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경제팀의 인적쇄신과 함께 정책우선순위의 조정이 필요하다. 혁신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미래먹거리를 고민하면서 공정경제어젠다의 수위는 조절해야 한다. 우리 경제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득주도성장의 간판은 내리는 것이 정답이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하다가는 한국경제에 희망이 없다. 경제정책의 유턴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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