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꿈의 기술’ 전고체 배터리, 높은 가격이 ‘골치’…시장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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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술’ 전고체 배터리, 높은 가격이 ‘골치’…시장서 통할까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3-11-15 17:31:59
가성비 쫓는 소비자들, 저가 LFP 배터리 ‘인기’
“주행거리 등 장점으로 비싼 가격 극복할 수도”
전고체 배터리 1위 일본…“韓 기업 추격 가능”

전고체 배터리는 흔히 ‘꿈의 배터리’라고 불린다.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가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전해질, 양극, 음극 등 모든 구성 요소에 고체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고체를 쓰기에 충격에 의한 액체 누설 위험이 없다. 인화성 물질도 없어 차량 사고 시 배터리 폭발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

 

또 에너지밀도가 액체 전해질에 비해 높아 충전시간이 짧고 대용량으로 만들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현재 전기차 충전시간은 10%에서 80%까지 충전율을 올리는데 급속 충전기를 써도 30~40분 걸린다. 완속 충전기는 5시간 이상 기다려야한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하면, 단 1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현재 전기차 주행거리는 500~700km, 화물차는 100~300km 수준이다. 겨울철 차량 내부 순정 히터를 작동하게 되면 배터리의 주행거리 30% 정도 감소해 큰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최대 1200km까지 늘어나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단점도 극복 가능할 전망이다.

 

전세계 배터리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는 2035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가 32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이미지. [삼성SDI 제공]

 

그러나 가격이 문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 가격의 100배에 이른다. 기술 개발과 양산을 통해 어느 정도 가격을 낮춘다 해도 현재의 리튬이온전지보다 훨씬 높아질 것은 틀림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도 전기차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전쟁이 붙으면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만드는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시장을 휩쓸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그럼에도 생산 단가가 30% 가량 싸다는 장점이 최근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LFP 배터리가 들어간 저렴한 전기차를 선호해 전기차업체들도 LFP 배터리를 구매하고 있다.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던 국내 ‘배터리 빅3’,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부랴부랴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5일 “대중적인 전기차에 알맞아 앞으로 LFP 배터리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삼원계 배터리보다 훨씬 비쌀 게 틀림없는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에 안착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해 큰 영향을 끼친다”며 “저가 LFP 배터리를 쓰는 건 하나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LFP 배터리는 재활용이 안 된다는 게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LFP 배터리는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문제가 불거질 경우 세계 각국 정부에서 LFP 배터리에 환경부담금을 물릴 수 있다”며 “그 경우 LFP 배터리 가격경쟁력이 뚝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계공학과 A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건 당연하다”면서도 “전고체 배터리에는 화재 위험성 감소, 주행거리 증가 등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격이 비싸도 장점이 그 이상으로 우수하면 시장에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제특허 1311건을 보유, 단연 1위다. 2위 파나소닉(445건)과 3위 이메디쓰코산(272건)도 일본 업체다.

 

도요타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자체 양산할 것”이라고 밝혀 배터리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리튬이온전지에서 뒤진 걸 만회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박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이 단연코 앞서 있다”며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은 고만고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미국 등이 하지 않은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며 일본 추격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아직 기회는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도요타는 배터리를 만들던 회사가 아니라 노하우가 없어 한계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하는 국내 배터리업체들도 놀고 있진 않았다”며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 교수는 “일본이 한국보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 기술이 앞서 있다고는 하나 아직 초보 단계”라며 “양산 모델이 아직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건 사실이나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정현환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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