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日 경제보복 현실화…성윤모 산업장관 "WTO 제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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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현실화…성윤모 산업장관 "WTO 제소할 것"

오다인
기사승인 : 2019-07-01 17:06:42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엄중한 상황, 입장 조심스럽다"
리지스트, 에칭가스 90% 이상 日産· 기술격차 대체 불가
일 정부 1일 공식화…정부, 업계와 접촉 다각적 대책마련

"반도체 만들 때 쓰이는 리지스트와 에칭가스는 일본산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고도로 예민한 리지스트는 기술 격차로 인해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의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한 1일 이같이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와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엄중한 상황인 만큼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체의 문제이므로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한국과의) 신뢰 관계가 현저히 훼손됐다"면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품목 3개를 대상으로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신뢰 관계 훼손'으로 받아들였으며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이번 조치는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전면 수출 금지'가 아니라 수출 심사를 이전보다 까다롭게 하겠다는 '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조치 폐지'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약 90일이 소요되는 까다로운 수출 심사를 거쳐야만 필수 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일본은 당장 4일부터 이같은 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첨단 소재 등의 수출에 대한 허가 신청이 면제되는 우대 제도인 '화이트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역시 수출 건마다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는 한 달간 이에 관한 공청회를 실시해 의견을 수렴한 후 다음달 1일부터 발효한다는 목표다.

이에 해당되는 품목은 △ 플루오린폴리이미드 △ 리지스트 △ 에칭가스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과 TV 디스플레이 재료, 리지스트는 반도체 노광공정 시 웨이퍼 위에 도포하는 감광재다. 에칭가스는 반도체 회로를 깎아내는 데 쓰인다. 세 가지 모두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 품목으로 꼽힌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총생산량의 약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는 게 없기 때문에 특별히 영향이 크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리지스트와 에칭가스는 반도체와 함께 제조 공정에 쓰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지스트와 에칭가스의 일본산 비중은 약 70%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현재 대책이라고 하면 해당 품목의 국산화를 추진한다는 것일 텐데, 감광액인 리지스트의 경우 지금 당장 개발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있어 사실상 대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업계 의견을 수렴하면서 다각적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 점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수출 제한 조치는 WTO 협정상 원칙적으로 금지될 뿐만 아니라 지난주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개최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선언문의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 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 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 역시 이날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정부 입장과 대책을 정리하고 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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