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완성차만 빼고'…삼성, AI·배터리·전장으로 자동차 왕국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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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만 빼고'…삼성, AI·배터리·전장으로 자동차 왕국 도전

김윤경
기사승인 : 2025-11-11 17:34:40
자율주행 시대 장악할 '자동차 왕국' 건설 속도
전장 행보 '성큼'…삼성·벤츠 회동 예고
'하만' 인수로 시작한 전장…계열사들 핵심 동력으로
"전장은 가능성…통신·부품·경험 자동차로 확장"

삼성전자가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장악할 '자동차 왕국'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력은 AI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이다. 완성차를 제외한 자동차 산업 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동차 관련 행보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3자 회동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도 이번 주 내 만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3월에는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하고 레이쥔 샤오미 회장, BYD(비야디) 왕촨푸 회장과 회동했다. 또 같은 달 일본 출장 중 아키오 도요타 회장과 미래차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과 칼레니우스 회장의 면담은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향한 양측의 협력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벤츠는 전장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 주요 모델에 실물 키 없이 차량 잠금을 해제하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삼성월렛 디지털 키를 적용했고 자회사 하만은 전기차 EQS용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아직 굵직한 협업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BMW에 차량용 반도체, 삼성SDI가 아우디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 중이지만 벤츠에는 이렇다할 공급 이력이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벤츠 마이바흐 모델용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만 전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당장의 결과보다 장기적 제휴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선 회동처럼 미래차 시대를 대비한 포석 차원에서 AI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에 대해 포괄적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 성과가 나오는 시점도 최소 1년 후로 내다본다.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협력처럼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테슬라의 협력은 총수 회동 후 2년이 지나 결실을 맺었다. 이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3년 5월에 만났고 양측의 반도체 파운드리 판매·공급계약 체결이 공개된 시점은 지난 7월이다. 2년이 더 걸린 셈이다.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꿈, 가능성이자 자신감으로


이 회장이 자동차 산업에 애정을 드러낸 지는 오래됐다. 완성차 제조의 꿈은 이건희 선대 회장 시대에 막을 내렸지만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라 할 반도체와 배터리, 전장에서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그룹 경영에 본격 나선 이후 완성차를 제외한 핵심 기술 영역에서 자동차 왕국 부활을 추진해 왔다. 그의 첫 인수합병 성과물도 전장에서 나왔다.

2016년 삼성전자가 약 9조 원을 투입해 인수한 하만은 커넥티드 카와 인포테인먼트, 오디오 시스템이 주력이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3억50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마시모 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 회장에 맞춰 삼성그룹도 분주하다. 엔비디아, 테슬라, 현대차와의 협력을 뒷받침할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5'에 참가해 차량용 반도체 신제품과 기술, 모빌리티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두 회사의 행사 참가 목적은 전장 사업 브랜드를 널리 알려 전장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전장이 미래 핵심 동력이다.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의 쌀로 간주된다. 삼성전기는 자율주행의 눈으로 불리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고도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의 차세대 전기차용 6세대 각형 배터리 'P6'는 현대차와 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자동차 왕국 건설에 진심인 건 자동차가 집 다음의 생활 공간이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에 들어갈 주요 솔루션을 삼성이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11일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장은 삼성에게 가능성이자 자신감"이라며 "통신과 차량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부품은 물론 사용자 경험까지 자동차로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벤츠에게도 삼성과의 협력은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은 중국 기업들과 많은 부분 협력하고 있지만 제휴선을 다변화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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