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민간기관 1만, 서울시는 2.5만…헷갈리는 '아파트 입주물량'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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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관 1만, 서울시는 2.5만…헷갈리는 '아파트 입주물량' 통계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3-11-29 17:42:36
부동산R114는 모집공고 기준 집계, 서울시는 공공·소규모사업 등 반영
민간은 '공급부족론', 서울시는 '물량 충분'…강조하는 메시지 서로 달라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큰 가운데 내년도 아파트 입주물량 숫자를 두고 서울시와 민간기관이 크게 다른 숫자를 내놓아 시장에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UPI뉴스 자료사진]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1만921가구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올해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 14일 발표한 전망치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가 제시한 수치는 2만5124가구로, 부동산R114가 제시한 수치보다 2.3배 많았다. 

 

입주예정 물량은 시장의 신규공급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전세 세입자나 주택구매 수요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입주예정 물량이 시장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면 전세가격이나 집값이 오를 요인이 되고, 부족하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서울시와 부동산R114가 각각 제시하는 입주물량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기는 건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는 민간 분양 단지 위주로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라 입주량을 집계한다. 가령 2024년 입주예정 물량이라면 2, 3년 전 분양공고에 있던 내용을 취합한 뒤 추후 일부 내용을 업데이트한 수치다. 시장 거래의 주축이 되는 대단지 아파트 물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전체 아파트 물량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서울시의 집계에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과 공공 주택, 청년안심주택, 역세권장기전세주택 등 물량이 포합된다. 내년의 경우 역세권안심주택과 청년안심주택 물량이 8000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일반건축 인허가를 통해 짓는 비(非)정비사업 물량도 포함된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인허가 상황이나 사업지 관리 권한이 있기에 접근할 수 있는 수치다. 

 

매입이나 투자 관점이 아닌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새 집'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통계가 입주물량의 본래 의미에 가깝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살 집을 구하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공공이든 민간이든 어차피 대체성을 가진 주거형태라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주거는 대단지 아파트"라며 "선호도가 높은 주택이 얼마나 공급되는지 측정하기에는 부동산R114 통계가 적합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 2024년,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 전망치. [서울시 제공]

 

공공과 민간의 관점이 다른 만큼 서울시와 부동산R114가 전달하는 메시지에도 차이가 난다. 

 

부동산R114는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 압력'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는 배포한 자료에서 "신축아파트 공급 축소가 전세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내년 봄 이사철을 앞두고 2, 3개월 전에 미리 임차할 집을 구하려는 전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서울시는 내년에 입주물량이 줄더라도 이듬해인 2025년 입주를 앞둔 물량이 6만3591호에 달하는 만큼 연평균 물량이 4만4358호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항간의 우려처럼 공급부족이 전세가격을 끌어올려 시장 불안감이 가중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정연기로 인한 2024년 입주물량 감소분은 어차피 2025년에 반영되는데, 이 물량 중 상당 부분인 1만6000호 정도가 2025년 1월에 입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봄·가을 이사철 기준으로 보면 수요자 입장에서 연간 물량에 큰 차이는 없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한정된 범주를 다루는 부동산R114와 서울시가 '입주물량'이라는 같은 명칭의 수치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자세한 사정을 알기 어려운 일반인 입장에서는 같은 용어인데 다른 숫자가 나온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좁은 범위를 다루는 부동산R114 통계의 이름을 '민간공고 기준 물량' 등으로 한정해 부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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