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K-반도체, AI 대운 속 '전력 절벽' 직면…"용인 고집하면 수출길도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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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AI 대운 속 '전력 절벽' 직면…"용인 고집하면 수출길도 막힌다"

이수민 기자
기사승인 : 2026-06-15 17:54:04
이봉렬 반도체 전문가 KPI뉴스 '뉴스는 돈이다' 출연, 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문제 분석
"원전 10개 분량 전력 필요한데 확보 방안 전무…LNG·송전탑 모두 현실성 없어"
"2030년 RE100 못 맞추면 수출길 막혀…재생에너지 풍부한 호남 이전만이 답"

지금 반도체는 한국경제에 가히 '축복'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K-반도체가 AI(인공지능) 산업혁명의 길목을 지키며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 이봉렬 반도체 전문 시민기자는 "혹독한 시절을 견디고 살아남은 자가 누리는 축복"에 비유했다.

 

K-반도체는 이대로 AI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서 승승장구할 것인가.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AI는 데이터와 전력을 먹고 산다는데, 바로 그 전력 문제다. 용인 원삼면(SK하이닉스)과 용인 이동·남사읍(삼성전자)의 대단위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작 공장을 돌릴 전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봉렬 시민기자는 15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이 난제를 날카롭게 해부했다. 이봉렬 시민기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로 출발해 유럽 대형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다. 이십수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했다. 반도체 전문성과 언론인의 통찰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 이봉렬 반도체 전문 시민기자가 15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에 출연해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이런 호황은 처음…AI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이 시민기자는 "1988년부터 반도체 업계에서 일해왔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처음 본다"며 "과거 서버·데이터센터도 있었지만 AI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렸고, 그 규모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5년 안은 이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이 AI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로는 "살아남은 자의 축복"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메모리 회사가 한때 40여 개에 달했지만 혹독한 경기 사이클을 버틴 곳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단 세 곳뿐이라는 것이다. 

"전력은 전혀 준비가 안 됐다"

문제는 전력이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삼성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을 합쳐 약 10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 시민기자는 "1GW는 소규모 도시 하나가 쓰는 전력, 즉 원자력발전소 하나 분량"이라며 "10개의 원전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LNG 발전소 건설과 강원도 송전탑 연결, 호남 재생에너지 활용이다. 그러나 이 시민기자는 세 가지 모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LNG는 화석연료로 그린피스가 "용인 인근에 건설 시 최소 1000명 이상 조기사망 위험"을 경고했고, 강원도 송전탑은 극심한 주민 반발로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증가한다. 호남 재생에너지를 끌어올 것 역시 마찬가지다.

"2030년 RE100 못 맞추면 수출길이 막힌다"

설사 전력을 끌어온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더 큰 위기는 따로 있다. 애플·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2030년 전후로 공급업체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을 요구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 시민기자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반도체를 팔 곳이 없어진다"고 했다.

인텔은 이미 RE100 달성률 90%에 근접했고 STM도 7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삼성·SK하이닉스는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재생에너지는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기술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팹은 이미 외부 전력 품질 불안정에 대비하는 안정화 설비를 필수로 갖추고 있고, 재생에너지로 팹을 운영하는 기술은 10년 전부터 상용화됐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호남이 답…패키징 이전은 근본 해법 아냐"

이 시민기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에 반도체 웨이퍼 팹을 짓는 것이다. 새만금·군산·익산과 광주·해남 일대를 양분해 팹 13~14개를 수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호남 이전 검토' 소식에 대해서는 "패키징 공장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웨이퍼 팹과 패키징은 투자 규모에서 100배 차이가 난다고 했다. "웨이퍼 팹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이다. 패키징만 이전해서는 전력 문제도, RE100도, 지역균형 발전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팹은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이며, 패키징 공장은 웨이퍼를 잘라 포장하는 작업(후공정)을 말한다. 

'지방엔 인재가 안 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시민기자는 "팹에서 일하는 인력 다수는 고졸·학사면 충분하다. 좋은 직장이 생기면 사람은 따라간다. 울산 현대차 채용 때 수십만 명이 몰렸고, 그 중엔 석박사도 있었다"며 일축했다.

"기업과 정부 모두 각성해야"

이 시민기자는 기업 경영진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임원들이 3~5년 임기 안에 성과만 챙기고 기업과 국가 공동체의 미래는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호남 이전시 저렴한 재생에너지 공급과 인프라 지원이라는 당근을, 용인 고집 시 한전 지원 축소와 전기요금 부담이라는 채찍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전부가 된 상황에서 전력 난제를 방치할 수 없어요. 용인을 고집하면 전력도 못 구하고 RE100도 못 맞춰 수출길까지 막힐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 국민경제를 위해 지혜로운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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