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유병자는 안돼?" 옛말…간편보험 급증,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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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자는 안돼?" 옛말…간편보험 급증, 모시기 경쟁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5-01-09 17:08:33
연초 잇따른 간편보험 출시…시장 선점 경쟁 가열
저출산·고령화에 유병자 보험 급성장…"계속 커질 것"

보험사들이 유병자를 위한 간편보험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과거엔 퇴짜놓기 일쑤였던 가입 희망 유병자를 이제는 핵심 고객층으로 대접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기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대체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양상이다. 

 

▲ [픽사베이]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은 이달 유병자 대상 간편보험 상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KB손보는 기존 상품을 통합한 신상품(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을, 현대해상은 가입유형을 세분화한 상품(내삶엔맞춤간편건강보험)을 내놨다. 한화손해보험(더 경증 간편건강보험), DB생명(실속N 7대 질병 건강보험), ABL생명(건강N더보장종합보험) 등이 가세하면서 관련 상품 경쟁이 치열해졌다.

 

간편보험은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병력 심사 항목을 줄이는 대신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를 높인 상품이다. 일정 기간 내 입원·수술 여부를 고지하기만 해도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어 '간편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대부분 상품 이름에 숫자가 들어가는데 질병 진단 기간, 입원 이력, 중증질환 진단 기간 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3·10·10'은 3개월 내 질병 진단이나 검사 소견을 받지 않고 △10년 내 질병 및 사고로 입원·수술한 이력이 없으며 △10년 내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주요 질병 진단을 받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존 보험시장의 포화가 배경이다. 한국은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돌파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젊은 층 유병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만성질환자 수는 전체 인구의 23%인 1183만 명에 달했다. 고혈압, 당뇨 환자 수는 5명 중 1명 꼴로 조사됐다. 젊고 건강한 수요자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보험사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유병자·고령자 수요층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적정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것도 시장 형성의 촉매제가 됐다. 과거에는 위험률 산출이 어려워 유병자나 고령자들의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2015년부터 보험개발원을 통해 유병자 전용 보험료율을 보험사에 제공하면서 시장 기반이 갖춰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통계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나 보험사들이 리스크 확률을 산출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서 이제는 안정적으로 유병자 보험 상품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2021~2023년 간편보험 가입건수 추이. [금융감독원] 

 

유병자 보험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1년 361만 건이었던 간편보험 가입은 2022년 411만 건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2023년에는 604만 건으로 47.1% 뛰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30.5%)을 고려하면 2024년에는 8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유병자 보험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유병자 보험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는 해외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크고 작은 질병이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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