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7월 '트리플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韓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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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트리플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韓경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8-29 17:09:00
건설경기 부진 '심각'…"'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 깨야"
경기 침체돼도 집값·가계부채 우려에 금리인하 못해

한국 경제가 5개월 만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지만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건설경기 부진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집값과 가계부채 우려 탓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점도 악조건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5% 늘었다. 2023년 2월(6.1%)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국민 1인당 최대 45만 원씩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0.3%, 설비투자는 7.9% 늘었다. 앞서 지난 2월 트리플 증가가 있었다.

 

▲ 경기 평택항 부두 야적장. [뉴시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은은 전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로 0%대에 그칠 거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확정된 31조8000억 원 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를 반영하고도 성장률 전망치는 0.1%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다.

 

소비가 살아나는 추세이긴 하나 정부가 뿌린 소비쿠폰에 기댄 부분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영향이 빠지면 소비가 다시 침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2분기까지 국내 소비는 위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계의 실질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1.2% 줄었다. 두 분기 연속 감소세이자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2.8%)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한미 양국이 상호 관세율 15%에 합의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다지면서 정부는 한숨은 돌렸으나 철강·알루미늄 50% 등 품목별 관세는 무척 높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에 어느 정도 관세가 부과될지도 불확실하다.

 

더 심각한 부문은 건설경기다. 7월에도 건설기성은 1.0% 줄어드는 등 1년 내내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큰 하방요인은 건설경기"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이 –8.3%로 예상된다"며 "건설투자가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1.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9%이므로 만약 건설투자 성장률이 0%였다면 GDP는 2.1%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경기 부진을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를 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건설경기가 곤두박질친 주된 원인이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집값 급등이 이슈였지만 사실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한 이야기일 뿐"이라며 "미분양이 넘쳐흐르는 등 지방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지 않으니 건설경기도 부진하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똘똘한 한 채가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법으로 각광받으니 다들 서울 강남권 등 요지의 고가 아파트만 사려 한다"며 "지방의 돈이 다 서울로 쏠리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를 깨려면 먼저 종합부동산세, 부동산 양도소득세 등이 보유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가액에 따라 변화하도록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똘똘한 한 채 불패신화로 지방 부동산이 침체된 와중에도 수도권 일부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염려 탓에 한은이 함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점도 성장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 배경에 대해 "금리를 함부로 내리면 집값이 더 뛰고 가계부채도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의 소극적인 태도가 경기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점을 우려하면서 "이번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교수는 "한은이 결국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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