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트럼프는 네타냐후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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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네타냐후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04-10 17:05:49
뉴욕타임스 '네타냐후, 트럼프에게 이란 상대 전쟁 설득'
초강경 이스라엘, 확전 주도…'네타냐후의 전쟁' 지적도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네타냐후 상황과 관련' 해석도
입지 흔들리는 트럼프, 네타냐후와 관계 조정할지 관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이하 현지시간) 친이란 성향 정파인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 등을 위해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며 "그는 그것(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것", "좀 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앞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직후인 8일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공격을 퍼부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시작 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었다. 레바논 정부는 이 공습으로 여성 71명,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3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11일 파키스탄에서 이란과 벌일 종전 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고,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과 협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협상'을 발표한 후에도 레바논 공격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협상과 군사 작전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다.

2월 28일 이란 공습 시작 후 이스라엘이 고수한 초강경 태도의 연장선 위에 있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초강경 이스라엘의 중심에는 이번 전쟁의 발발과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는 네타냐후 총리가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월 1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을 부추겼다. 이에 설득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만류를 일축하고 개전을 결정했다고 한다.

개전 후 이란의 석유 관련 시설을 공격하며 확전한 것도 이스라엘이다. 미국이 이란 에너지 관련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중단을 요청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요청을 무시하고 이란 가스전 등을 추가 공격했다. 이는 이란의 보복 공격 범위 확대를 초래했고, 그 결과 전쟁 규모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 주도가 아닌 이스라엘 주도 전쟁, '네타냐후의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초강경 태도를 고수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을 확대해 미국이 발을 빼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 부분 네타냐후 총리가 짠 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 CBS는 '레바논도 휴전 대상에 포함된다'는 데 동의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 후 '레바논은 휴전 대상이 아니다'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취하는 태도의 밑바탕에는 기본적으로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국은 앙숙 관계다. 이스라엘은 주요 적대국인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또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같은 아랍 각국의 친이란 무장 세력은 이스라엘에게 눈엣가시다.

이에 더해 이번 전쟁과 관련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처한 상황이 거론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현직 총리로서는 최초로 부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중단됐다.

이는 비상사태가 선포·유지돼야 할 강력한 개인적 이유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점이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초강경 태도를 고수하며 전쟁을 계속 확대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이스라엘 법원은 '12일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을 재개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이란과 2주간 휴전하기로 하면서 이스라엘의 대부분 지역에서 비상사태가 해제된 데 따른 조치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월에 예정된 총선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연립 정부가 다가오는 총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왔다. 지난해에는 네타냐후 총리 사면을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그에 더해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고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까지 개시했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한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번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 미국 하원에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다시 제출됐다. 전쟁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네타냐후의 전쟁'이라는 인식으로 굳어지는 상황을 마냥 방치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가 9일 NBC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자제를 언급한 점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에 향후 변화가 있을지, 그것이 이란과 진행하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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