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AI시대 전력③] 전력난 해법은 '지산지소'…기업 이전 열쇠는 '요금차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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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전력③] 전력난 해법은 '지산지소'…기업 이전 열쇠는 '요금차등'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2-27 16:55:35
온사이트 발전, '송전선로 갈등' 피해 빠른 전력 공급 가능
발전소에 가까울수록 전기요금 싸져야…"기업 유인책으로 충분"

'인공지능(AI)'은 가히 '전기 잡아먹는 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쓰는 전기량은 중소도시와 맞먹는다.

 

AI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반도체 생산에도 막대한 전력이 소요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 전력은 약 15기가와트(GW)로 추산된다. 현재 수도권 최대 전력 수요(45GW)의 3분의 1 수준이다.

 

전력 생산 지역과 주 소비 지역이 나뉘어 있는, 현재의 낡은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전력 수요는 전국의 45%를 차지하지만 전기자급률은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서울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니 '서울 전력 수요'를 위해 송전선로를 건설하려 할 때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펄쩍 뛰며 반대한다. 이미 송전선 부족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만 연간 10.2GW에 달한다.

 

온사이트 발전과 '에너지 믹스'로 필요 전력 조달

 

결국 답은 온사이트 발전(전력 소비 장소 근처에 자체 발전소를 지어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도 에너지 정책에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며 대다수 전문가들이 지산지소를 지지한다.

 

▲ 전남도 해남군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 [뉴시스]

 

발전 방식으로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에너지 믹스'가 꼽힌다. 에너지 믹스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발전 단가를 낮추고 안정적인 생산까지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결합을 추진하라"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주문했다.

 

심형진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윤재호 한국에너지공과대 에너지공학부 교수,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등 여러 전문가들도 에너지 믹스를 강조한다.

 

원전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 원전이 공사를 시작해 실제로 전력을 공급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SMR이면 2~3년이면 가동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은 "2030년대 초중반은 돼야 SMR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한 빨리 전력을 조달하려면 태양광이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이 적격이다. 태양광발전소는 1~2년 정도면 가동 가능하며 연료전지 발전은 1년 이내 전력 공급 가능하다.

 

이에 따라 당장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연료전지 발전으로 조달하되 SMR이 상용화되면 차례차례 도입하는 안이 거론된다.

 

윤상윤 전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해상풍력 발전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바람이 세고 일정해서 발전 효율이 높으며 기술 발전도 빠른 편이다.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기업에 유인 제공"

 

기업이 수도권에 공장, 데이터센터 등을 짓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사이트 발전을 추구하려면 '전기요금' 측면에서 확실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발전소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전기요금을 비싸게 받는 제도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후에너지부는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거리에 따라 전기요금이 10%가량 차이날 것으로 추산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지역별 차등요금제에 찬성한다. 전영환 홍익대 교수는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실질적인 요금 형평성을 높이고 분산형 에너지 확산과 국가 전력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발전소 입지 지역은 환경 피해와 주민 갈등을 감수하면서 수도권과 같은 요금을 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기업이 전기자급률이 높은 지역으로 옮겨가기에 충분한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도 동의했다.

 

김상봉 교수는 또 "발전소에 가까운 공장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면 더 효과적"이라며 송·배전망 이용료 면제,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허용 등을 언급했다. 송·배전망 이용료가 면제되면 전기요금이 내려간다. 또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기업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직접 사면 그만큼 가격이 내려간다.

 

한 태양광패널 생산업체 직원은 "위와 같이 하면 수도권에 남은 공장이나 데이터센터들은 주변에 태양광·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갖추려 노력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온사이트 발전이 유행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유충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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