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힘 못쓰는 '1기 신도시' 집값…특별법 통과도 약발 안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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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쓰는 '1기 신도시' 집값…특별법 통과도 약발 안 먹혀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3-12-18 17:05:22
12월 분당·일산·평촌 아파트거래 81건 중 63%가 하락거래
"시장 하락세 거스를 수준 아냐…재건축 사업성 개선 어려워"

이른바 '1기신도시법'으로 불리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지만 해당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아파트 거래 가운데 경기 성남 분당, 경기 고양 일산(동구·서구), 경기 안양 동안 등 수도권 1기신도시 지역에서 12월 이후 계약된 거래는 총 81건이다. 이 중 51건(63.0%)이 직전 대비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고, 23건이 오른 가격에 팔렸다. 보합은 5건, 신규거래는 2건이었다.

 

▲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뉴시스] 

 

1기신도시법은 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계획도시 지역에 용적률이나 안전진단 등 규제를 완화해 주는 내용이 골자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주민 분담금이 줄고 재건축 사업성이 높아져 해당 지역의 집값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지지부진하던 특별법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달 하순쯤이었다. 부동산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며 법안에 반대하던 야당의 태도가 바뀌면서 11월 29일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었다. 법안소위는 국회 통과의 '8부 능선'이다. 본회의 통과는 지난 8일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달 초부터 특별법 내용이 거래에 반영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특별법 통과 소식이 얼어붙은 시장을 녹이진 못하고 있다. 이달 중 3개 신도시 지역에서 매매계약이 이뤄진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은 분당이 10억4663만 원, 평촌이 6억7100만 원, 일산(동구·서구)이 4억3133만 원이다. 직전 거래와 비교하면 분당은 3.5% 하락했고, 평촌이 2.3%, 일산이 1.7% 각각 떨어졌다. 

 

분당의 경우 이달 들어 15건의 거래 가운데 10건(66.7%)이 하락거래였고, 5건(33.3%)이 상승거래였다. 지난 6일에는 분당 구미동 무지개 10단지 135㎡가 2억 원 떨어진(-16.0%) 10억5000만원에 팔렸고, 11일에는 구미동 무지개 6단지 135㎡가 1억7500만 원 하락한(-14.6%) 10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두고 '사실상의 분당특별법'으로 부를 만큼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던 곳인데도 3기 신도시 지역 가운데 하락비율이 가장 높다. 

 

고양 일산도 비슷하다. 동구의 경우 15건의 거래 중 9건(60.0%)이 하락거래였고 상승거래는 3건(20.0%)에 불과했다. 서구는 25건의 거래 중 16건(64.0%)이 직전 대비 하락한 가격으로 팔렸고 상승거래는 8건(32.0%)이었다. 일산서구 탄현동 탄현마을풍림 59㎡는 이전 실거래가가 4억1000만 원이었는데, 이달 14일 9000만 원(-21.9%) 떨어진 3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7일 팔린 킨텍스휴먼빌 6단지 84㎡도 직전보다 1억5000만 원(-21.4%) 하락했다.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에서는 26건의 거래 중 16건(61.5%)이 하락, 7건(26.9%)이 상승거래였다. 비산동 관악성원 33㎡이 1억3000만 원(-30.9%) 떨어진 2억2000만 원에, 평촌동 인덕원대우 60㎡가 1억1700만 원 하락한(-17.0%) 5억7000만 원에 중개거래됐다. 

 

▲ 12월 중 체결된 1기신도시 아파트 매매거래 계약 현황(18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전문가들은 특별법 통과 소식이 고금리, '집값 고점론' 등이 야기한 최근 시장의 하락세를 거스를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팀장은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낮은 상황에서 이것을 뛰어넘는 수준의 호재로서 힘을 발휘할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더라도 역세권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 전체가 뜨거워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특별법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는 전부터 의문시했던 부분"이라며 신도시 지역의 재건축 사업성은 앞으로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건축 분담금이 5억 원을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분당이나 평촌 일부 지역이나 사업성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산은 전망이 어둡다"며 "파주 운정이나 김포 한강신도시, 인천 검단 쪽 분양가가 4~5억 원인데 세대 당 5억 원씩 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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