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똑같은 자사주 소각인데…미래에셋생명·DB손보 엇갈린 주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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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자사주 소각인데…미래에셋생명·DB손보 엇갈린 주가 흐름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6-03-03 17:05:32
소각 공시 이후 하락한 DB손보…미래에셋생명과 상반된 흐름
타사 밸류업 계획에 영향…"소각 자체보다 '언제, 얼마나' 중요"

자사주 소각은 보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주식수가 줄어드니 주당가치가 올라가는 이치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이 꼭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되레 주가 급락 계기로 작용한다.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도 미래에셋생명과 DB손해보험의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상법개정안 국회 통과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기대치에 못 미친 주주환원 조치에는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향후 자사주 비중이 높은 다른 보험사들의 주주환원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연초 이후 DB손해보험 및 미래에셋생명 주가 추이.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날 18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일주일 전만 해도 20만 원대를 상회하고 있었다. 지난 26일에는 20만5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한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고, 이날까지 2거래일간 8.8% 하락했다. 

 

자사주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회사 주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서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이른바 '3차 상법개정안'이 정부·여당 주도로 통과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컸다. 법안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DB손해보험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시장 기대치'에 비해 소각 규모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DB손해보험은 공시에 388만3651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 주식의 약 5.6%, 장부가 7980억 원에 달한다. 작지 않은 규모이지만 '전량 소각'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시장의 기대치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전체 소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절반의 소각'이 오히려 실망 매물을 부르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상장 보험사 자사주 보유 비중 현황.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비슷한 시기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던 미래에셋생명과 확연히 대비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인 지난 1월 29일 자사주 1600만주 소각 계획을 공시했다. 전체 보통주의 약 9%에 해당한다. 액면가 기준 800억 원어치다. 현재 주가는 1만2200원이다. 자사주 소각 공시 이후 약 30%(29.9%) 상승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의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별도의 현금 유출 없이 ROE(자기자본이익률)와 EPS(주당순이익)를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특히 과거 PCA생명 합병 당시 발생했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강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엇갈린 주가는 아직 주주환원 제고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다른 보험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삼성화재(13.44%), 현대해상(12.3%), 삼성생명(10.21%) 등도 10% 이상의 자사주를 갖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주가도 자사주 소각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며 최근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DB손보처럼 시장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오히려 주가가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자사주 소각 여부 자체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DB손보의 사례는 다른 보험사들에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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