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트럼프 2.0과 美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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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트럼프 2.0과 美경제의 미래

조홍균 논설위원
기사승인 : 2025-01-07 16:33:57
트럼프 2.0 정책에 대한 전미경제학회의 성토와 우려 경청 필요
美노동공급 지속가능성, 민간투자 향방, 중앙은행 독립성 주시해야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복귀한다. 트럼프 2.0 시대를 목전에 두고 연초 열린 2025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는 트럼프 2.0 정책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아닌 성토와 우려로 가득했다. 대규모 관세 부과 등 무역장벽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컸다. 이민제한 정책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숱한 논란 속에 임박한 트럼프 2.0 정책과 함께 미국경제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AP]

 

고전파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관점에서 무역을 바라볼 때 개방 무역은 모두에게 이롭다. 각국은 수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상품을 수출하고 비교 우위가 있는 분야를 전문으로 한다면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리카도 시대의 무역은 주로 상품의 양자 교환 형태였다. 예컨대 양모와 와인을 교환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많은 무역은 국경을 넘는 서비스를 포함하고 디지털 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 상품의 이동 또한 매우 복잡하다. 예컨대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때 40여국에 걸치는 공급망을 활용하며 미국산 자동차 부품은 제조 과정에서 멕시코 국경을 여러 번 통과하게 된다. 트럼프 2.0 정책의 관점에서는 리카도 경제이론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전통적 경제이론이 말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만이 아닌 현실 속의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 정치적 인간)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2.0 정책에 관한 그동안의 현란한 수사(修辭, rhetoric)가 실제로 전개되는 정책에서 어느 정도 현실로 구현될지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정책 공약은 자체적인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공언대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다면 트럼프가 낮추겠다고 말한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으며 달러화 강세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이는 무역적자를 확대할 수 있는데 물론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다. 트럼프 2.0에 대한 평가는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기에 현 시점은 불안감을 느끼며 지켜보는 국면이라 하겠고 그 정책이 미국경제의 앞날에 어떤 역할을 할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미국경제에 관한 기조적인 요소를 몇 가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미국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뒷받침해온 안정적인 인구구조와 풍부한 노동공급의 지속가능성이다. UN 인구 추산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2024년 기준 3억4500만명으로 인구증가율은 2022년 0.4%, 2023년 0.6%, 2024년 0.6%이며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유럽, 일본과 대조를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민 인구 유입이 늘어난 점도 노동공급 증가에 기여해 왔다. 향후 미국으로 신규 유입되는 이민자 수는 트럼프 2.0 정책 방향에 따라서는 크게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 트럼프 1.0 시절에도 이민 허용 요건이 까다로워져 이민자가 감소했던 경험이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이민자 감소가 노동공급 부족 현상을 크게 증가시킬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노동공급이 크게 부족했을 때 이민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며 빈 일자리를 이미 채움으로써 최근 빈 일자리율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팬데믹 이전을 상회하고 있는 점 또한 트럼프 2.0 이후에도 미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로 볼 수 있겠다. 팬데믹을 거치며 저생산성 부문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해당 노동력이 고생산성 부문으로 재배치되면서 노동생산성이 제고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으로 미국의 민간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는 트럼프 2.0 정책의 방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향후의 관세 협상, 감세 규모, 산업정책 등에 따라 민간투자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에너지가격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기에 트럼프 1.0 때와 같이 셰일가스나 석유생산량이 늘 경우에는 관련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는 트럼프 2.0에서도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AI에 대한 민간투자는 2017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고 투자 규모가 감소했던 여타 주요국과 달리 2023년에도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AI 관련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이번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강조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다. 버냉키는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등 통화정책의 정당성을 의회와 대중에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2.0에서 첨예하게 거론되어온 이슈인 관세정책, 이민정책 등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트럼프 2.0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전해진 전미경제학회의 트럼프 2.0 정책에 대한 고언은 경청할만 하다. 트럼프 2.0과 미국경제의 미래를 바라볼 때 경제이론상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만이 아닌 현실 속의 호모 폴리티쿠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당위성이 크다. 그러한 가운데 노동공급의 지속가능성, 민간투자의 향방, 중앙은행의 독립성 등 미국경제에 관한 기조적인 요소를 주시하면서 트럼프 2.0을 본격 대비해 나갈 때다.

 

 

▲ 조홍균 논설위원

 

 

●조홍균은

 

법·제도경제학자이자 35년 경력 중앙은행가. 경제, 금융, 기업 관련 정책과 제도를 주로 천착했다. 통화금융정책, 금융체제, 금융감독, 금융산업, 기업정책, 법경제 실무와 이론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중앙은행과 정부, 국제기구, 학계, 언론계 등에 걸쳐 폭넓게 이력을 쌓았다.

 

△ 미 워싱턴대 법학박사(J.D./J.S.D., 법경제학) △ 1989년 한국은행 입행 △ 1990년 조사제1부 조사역 △ 1999~2012년 정책기획국 과장 차장 팀장 △ 2016년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 파견국장 △ 2017년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 △ 2018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 2020년 고려대 겸임교수 △ 2022년 경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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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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