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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뒤처진 삼성, XR은 내년 치고 나갈까

박철응
기사승인 : 2024-10-21 16:48:13
노태문 사장 참석,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 주목
내년 XR 기기 출시…가격대, 애플과 메타 사이 예상
두번 접거나 돌돌 말거나...차세대 스마트폰도 관심

삼성전자의 위기는 AI 칩용 반도체의 개발 지연이 핵심이다. 뼈아픈 실기(失期)였다. 그렇다면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차세대 기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등'의 위상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21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현지시간으로 21~23일 미국 하외아에서 열리는 퀄컴 '스냅드래곤 서밋'에 참석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 논의와 함께 XR 플랫폼 관련 메시지가 나올 지 관심이 쏠린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가운데)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왼쪽),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지난해 2월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3사 협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퀄컴, 구글과 함께 이른바 'XR 동맹'을 선언했다. 다섯달 뒤인 7월 노 사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꾸준히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많은 컨텐츠를 누릴 수 있는 생태계 확보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내 'XR 플랫폼'을 우선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애플과 메타의 XR 기기가 출시됐으나 크게 호응받지 못했다. 기기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컨텐츠가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XR 기기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생태계를 우선시하는 것은 지금까지 나왔던 XR 기기들의 문제점과 한계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해외 IT 기기 성능 비교 사이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으로 추정되는 모델번호 'SM-I130'이 알려지기도 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14 운영체제(OS)로 구동된다. 성능 점수 면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에 비해 낮고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3보다는 높았다. 이는 400만~500만 원대의 고가 애플 제품과 60만 원대 메타 사이의 가격대를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비쳤다. 

 

XR은 VR, AR, MR 등의 가상 세계 구현 기술을 포괄하는 용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올해 351억 달러(약 48조2000억 원)에서 연 평균 9%씩 성장해 2029년 538억 달러(약 7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헤드셋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5% 감소해 부진했으나 올해 970만대로 4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이면 356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첫 번째 VR 헤드셋을 출시했으나 2018년에 중단한 바 있다.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기술과 산업 경쟁력 면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하느냐다. 현재 상황으로는 쉽지 않다. 

 

산업연구원이 XR 산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XR 경쟁력 종합 점수는 75.4로 미국(95.6점), 중국(85.0), 일본(78.8)에 비해 뒤처져 있다. 그나마 디바이스 부품 분야는 83.9점으로 미국(91.0점) 중국(84.4점), 일본(86.4점)과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산업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디바이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미국, 중국 대비 기존 플랫폼 점유율 및 내수시장 규모가 현저히 부족해 독자적인 수요 창출이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극복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짚었다. 

 

차세대 스마트폰의 경우 우선 '두 번 접는 폰'(트리폴드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 화웨이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출시해 화제를 모았으나 300만~400만 원대에 이르는 가격과 구매 직후 고장 사례 등이 퍼지면서 인기가 한 풀 꺾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2년 안으로 두 번, 안팎으로 두 번 접는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고 내년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 지난달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화웨이 매장에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보다 획기적인 '돌돌 마는 폰'(롤러블폰)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화면의 일부를 기기 안쪽으로 말아 넣었다가 필요 시 다시 펴는 형태다. 일각의 예상처럼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하면 세계 최초가 된다. 이미 '갤럭시Z 롤'이라는 상표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은 충분해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았다 풀면 최대 5배까지 늘어나는 '롤러블 플렉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리폴드폰이나 롤러블폰 모두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판단되면 출시할 것"이라며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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