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위기의 카카오, '기업윤리'부터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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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위기의 카카오, '기업윤리'부터 세워야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4-07-23 17:09:54
'혁신의 아이콘'이던 카카오, '주가조작 의혹' 한가운데 서
'쪼개기 상장'·'공모가 뻥튀기'에 주주·투자자들만 고통

한 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카카오가 지금은 '주가조작 의혹' 한가운데 섰다.

 

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됐다.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과 카카오는 지난해 2월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하이브가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자 카카오가 이를 막으려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2400억 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M 주가가 13만 원을 넘기면서 하이브는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이후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를 진행, 총 1조2500억 원을 투자해 SM 지분 35%를 확보했다.

 

카카오톡은 2010년 출시 당시 유료가 일반적이었던 문자 메시지를 무료로 제공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광범위한 사용성과 친숙한 이미지를 무기로 급성장했다. 플랫폼 효과를 십분 발휘해 금융, 웹툰, 콜택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문어발식 확장', '골목 시장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을 잇달아 상장하면서 '공모가 뻥튀기'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반면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카카오뱅크 상장을 통해 카카오는 공모금액으로만 2조5526억 원을 벌었다. 카카오 작년 영업이익(5019억 원)의 약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지금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300원(23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47.9% 폭락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뱅크는 단순한 금융사가 아니라 플랫폼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높은 공모가를 책정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단순한 '은행'이었다. 공모가가 뻥튀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리사주로 주식을 산 카카오뱅크 직원들과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그 와중에 카카오 임원들은 상장 직후 아직 주가가 높을 때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건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1년 11월 3일 상장했는데 같은 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들이 주식을 대량 매각해 900억 원대 차익을 거뒀다.

 

또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인 2021년 8월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66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전형적인 모럴 해저드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올해 4월 정 전 카카오뱅크 CTO를 본사 CTO로 선임해 논란을 일으켰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이윤을 창출해야지, 쪼개기 상장과 공모가 뻥튀기로 선량한 투자자와 직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면서 회사와 임원들만 이득을 보는 건 기업윤리에 어긋난다.

 

이번 사건도 결국 상장 한 번에 큰 돈을 벌곤 했던 과거의 '달콤한 기억'이 단초가 됐다. 카카오가 SM을 무리해서라도 손에 넣으려 한 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가 성공적으로 상장하기 위해선 유망 아티스트를 많이 보유한 SM엔터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리수로 인해 결국 김 위원장은 구속됐다.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징역형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창업자가 감옥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가 태풍 앞의 조각배처럼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가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먼저 기업윤리부터 세워야 한다. 손쉬운 이익에 급급해 타인의 눈에 피눈물나게 했던 과거부터 반성해야 새출발이 가능할 것이다.

 

▲ 안재성 경제산업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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