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쟁 특수 넘어 수출 역군 된 'K방산'…세계 시장서 생산력·신속 납품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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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특수 넘어 수출 역군 된 'K방산'…세계 시장서 생산력·신속 납품 인정

한상진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10-01 10:14:18
유럽·중동 안보 불안에 무기 수요 확대…K9·천무·FA-50 수출 견인
유럽 자체 생산 확대에 경쟁 심화…현지화·품목 다변화 과제

한국 방위산업이 일시적 특수를 넘어 2022년 이후 주요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 달러 수준이던 방산수출 수주액은 2021년 72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뒤 등락을 거치면서도 현재까지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 방산 수출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에는 2020년대 들어 유럽과 중동 등에서 커진 안보 불안과 이에 따른 각국의 국방력 강화, 무기 수요 확대가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 장기간 무기를 개발·생산하며 축적한 대량생산 역량과 한국군의 운용 경험도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방산수출 수주액 현황. [방위사업청]

 

30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한국의 방산수출 수주액은 2020년까지 오랜 기간 연평균 30억 달러(약 4조600억 원) 수준을 유지하다 2021년 72억5000만 달러(약 9조8000억 원)로 급증했다. 호주 K9 자주포 계약 등으로 수출국과 품목이 늘어난 결과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폴란드와 K2 전차·K9 자주포·FA-50·천무 등 총 12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전체 수주액이 173억 달러까지 뛰었다. 

 

이후 수주액은 2023년 135억달러(약 18조2800억 원), 2024년 96억달러(약 13조 원)로 감소한 뒤 지난해 154억달러(약 20조8600억 원)로 다시 반등했다.

 

전쟁·안보 불안에 무기 수요 확대…중동·아시아로 시장 다변화


수출 급증의 기폭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자체 국방력 강화에 나섰고,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단기간에 대규모 무기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국가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생산능력과 납기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가 주목받았다.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자국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당장 전력 보충이 급해졌다"며 "유럽에는 공급할 물량이 부족했고 미국산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한국산 무기가 수요에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중동과 아시아의 안보 불안도 한국산 무기의 수요 확대 배경으로 작용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드론 공격 위협에 노출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방공망 강화에 나섰다. UAE는 2022년, 사우디는 2023년 한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는 2020년 중국과의 국경 충돌 이후 K9 바지라 자주포를 동부 라다크 고지대에 배치하고 추가 도입을 추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인도 방산기업 라르센앤드투브로(L&T)와 K9 바지라 100문에 들어갈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도 중동의 군사적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분쟁은 각국의 방위력 강화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천무·FA-50 수출 견인…대량생산 체계가 납기 경쟁력 뒷받침


국내 업체들이 오랜 기간 구축해 온 대량생산 체계도 신속한 공급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를 해외 수출 주력 제품으로 꼽고 있다.

 

K9은 궤도 차량에 155㎜ 대포를 탑재한 자주포다. 스스로 이동하며 지상 목표를 타격하고, 사격 후 신속하게 위치를 옮겨 적의 반격에 대응할 수 있다. 

 

천무는 차량에 탑재된 발사대에서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하는 다연장로켓 체계로, 탄종에 따라 넓은 지역을 타격하거나 유도탄으로 특정 목표를 정밀 공격할 수 있다.

 

두 무기체계는 한국군이 장기간 대량으로 운용하면서 신뢰성을 쌓았다. 지속적인 생산 과정에서 구축된 협력업체와 공급망도 가격 및 납기 경쟁력의 바탕이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우리 군이 오랜 기간 대량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해외 고객들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높게 본다"며 "많이 생산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공정 효율화와 국내 산업 생태계가 유지된 점도 빠른 납기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3년 폴란드와 K9 2차 실행계약(약 3조5000억 원), 2024년 천무 추가 공급계약(약 2조3000억 원)을 체결하는 등 후속 대형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이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FA-50은 T-50 고등훈련기를 바탕으로 개발한 초음속 경전투기로, 공대공 전투와 지상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술데이터링크와 정밀유도폭탄, 자체보호 장비 등을 갖추고 있으며 2013년부터 한국 공군에서 운용되고 있다.

 

KAI는 동급 기종 대비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납품과 후속지원 등을 강점으로 꼽는다. 2022년 폴란드와 FA-50 48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3년 말레이시아와 18대, 지난해 필리핀과 12대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KAI 관계자는 "FA-50은 동급 체계에서 성능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가성비와 납품, 후속지원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며 "훈련기에서 출발해 다목적 전투기까지 발전한 만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유럽 방산 경쟁 심화 전망…현지 맞춤 공략이 관건


세계 주요 무기의 이전량도 증가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1~2025년 세계 주요 무기 이전량은 직전 5년인 2016~2020년보다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주요 무기 수입량은 210% 늘었으며, 유럽 NATO 회원국의 주요 무기 수입량 가운데 한국산 비중은 8.6%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유럽 국가들이 자체 방산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향후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22년과 비교하면 유럽 현지 방산 생태계가 상당 부분 회복됐고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유럽산이나 NATO 회원국 무기를 우선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극복해야 할 장벽"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과 현지 업체와의 협력 등 시장별 맞춤형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K9·천무·FA-50의 뒤를 이을 새로운 수출 품목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이 교수는 "앞으로도 수출 분위기는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 재래식 무기만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품목을 다양화하고 현지화와 공동개발, 필요하면 인수합병(M&A)까지 포함해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을 넘어 글로벌 경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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