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1심서 침묵했던 금융사들 항소…4000억 강남 빌딩 소유권 재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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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침묵했던 금융사들 항소…4000억 강남 빌딩 소유권 재격돌

설석용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10-01 17:06:08
하나은행·한국증권금융 '이전 등기 말소' 불복
원고 시선도 항소…"소유권 최종 판단 받겠다"
'등기 오류' 해명 vs 지난 판결문 '기판력' 맹점

시세 4000억 원 상당의 강남 '에이프로스퀘어' 빌딩 소유권을 두고 본격적인 법적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1심 재판에서 모든 변론기일에 불참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이 항소한 데 이어, 일부 승소한 원고도 소유권에 대한 최종 판단을 받겠다며 청구가 기각된 부분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원고는 원소유주이자 시행사인 '시선알디아이'이며, 피고는 건물 소유권을 차례로 넘겨받은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다. 항소심 변론기일은 빠르면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 강남 에이프로스퀘어(전 바로세움3차) 빌딩. [시선알디아이 제공]

 

시선알디아이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판부가 지난달 10일 선고한 판결 중 피고 우리은행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 전부에 대해 불복한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지법은 시선 측이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 및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의 '이전 등기' 말소를 명했다.

 

과거 재판 판결문을 답변서로 제출했던 우리은행에 대한 청구는 '기각' 했다. 이에 시선 측은 우리은행의 등기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도 지난달 30일과 23일 각각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1심 재판의 모든 공판기일에 불참했고,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아 '자백간주'가 적용돼 패소했다. 

 

이번엔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이 사건을 국내 대형 로펌인 '태평양'에 함께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대응에 나선 셈이다. 지난 1심에선 로펌에 맡기지 않았었다.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이 본격적으로 다투겠다며 항소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쟁점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시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이 이뤄져야 한다.

 

▲ 에이프로스퀘어의 등기부등본. 한국증권금융의 소유권이전등기는 2014년 4월 24일에 이뤄졌다. 그런데 건물의 대지권은 2017년 1월 17일에 등기됐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쟁점은 '등기 오류' 해명과 '기판력'

 

항소심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은 시선이 주장하는 '등기 오류', '등기의 절차상 하자' 등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시선 측이 문제 삼는 부분은 집합건물법에 따라 건물의 '출생신고'에 해당하는 보존등기에 기재된 구분소유권 관련 사항(층수와 벽체 경계, 전유면적 등)이 건축물대장 등에도 동일하게 기재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초 등기부터 현재까지 관련 장부의 기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시선 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등기 오류' 상태에선 부동산의 매각·이전 등 처분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선 측은 1심 재판부가 한국증권금융(2014년)과 하나은행(2019년)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명한 것과 관련해, 앞선 보존등기(2011년)에 오류가 있어 후행 등기도 무효라고 주장한다.

 

또 부동산등기법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건물과 대지권(토지)을 하나의 서류로 일체화해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이 건물과 대지권은 각 다른 시점에 등기가 됐다.

 

한국증권금융의 소유권 이전 등기는 2014년 4월 24일에 이뤄지는데, 대지권은 2017년 1월 17일에 처음 등기가 된다. 약 3년 동안 건물과 토지의 등기가 비정상적었다는 것이 시선의 주장이다. 

 

시선 측에 따르면 당시 등기관은 이러한 등기 시점의 차이를 이유로 등기 신청을 각하한 바 있다. 이 경우 건물과 대지권을 함께 기재한 새로운 서류로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각하된 서류를 다시 접수해 등기가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은 등기의 정당성을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 법원 온라인 사건기록열람 화면 갈무리. 오른쪽 서증등목록(제출된 증거 목록)을 보면, 갑49에서 곧바로 갑290-1로 이어진다. 중간 번호가 사라졌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반면 시선은 우리은행이 제출한 과거 판결문(2021가합1495)의 '기판력'이 이번 소송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기판력'은 확정판결에 부여되는 구속력이다.

 

1심 재판부는 이 판결문의 '기판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시선은 해당 재판부가 '판단 누락'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선 측은 "'원고가 소유자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한 전제로, 등기와 관계 없는 채무변제 관련 기존 판결을 판단자료로 사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2024년 진행된 이 재판 과정에서 핵심 증거가 누락됐던 사실도 문제로 삼고 있다. 당시 법원 온라인 '사건기록열람'을 보면, 서증등목록(제출한 증거) 갑49번 뒤에 곧바로 갑290-1이 나온다. 약 240여 개의 증거가 목록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시선 측에 따르면 당시 재판부가 이 사실을 인정했고, 이에 누락된 증거를 다시 제출했다.

 

기판력의 적용 여부와 범위도 항소심에서 다뤄질 쟁점이다. 

 

시선 측은 과거 재판의 판단 누락이나 우리은행 등기의 새로운 원인무효 사유가 인정되면 기판력 적용 여부도 달리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소심에서 가장 큰 다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박근혜 정부)의 가족 회사 '정강'이 50억 원 상당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우병우 빌딩'으로 불렸다.

 

또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014년 첫 재판에서 시선 측 변호인을 맡으면서 현금 50억 원과 상가 1호실을 요구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박 전 특검은 1심 이후 돌연 사건에서 손을 뗐고, 후배들에게 "이 사건을 수임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4년 시작된 소송에서 원고인 시선은 최종 패소했다. 이후 2019년 신청한 재심이 받아들여져 현재까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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